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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May 19. 2023

욕심만 가지지 않아도 행복할 텐데



내려놓아야 하는 것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열 손가락을 모두 써도 들지 못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한두 개쯤은 내려놓아야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바라는 걸 다 쟁취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사람은 중심을 잡을 줄 안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불필요한 지 명확하게 알고 있기에 간결하고 부스러기가 없다. 미련과 후회가 즐비하고 도를 넘은 욕심은 우릴 조급하게 하고 우울하게 하며 할 수 있는 일도 그르치게 한다. 그렇다면 당신과 나는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어쩌면 가진 것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욕심을 지워버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당신도 알 것이다. 어느 정도 선에서 충분히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는 걸. 하지만 비교와 열등, 전시되는 삶을 보면서 강렬하고 특별한 것을 행복이라 여기니 행복해도 부족함만 느끼는 것이다. 어릴 적 내가 좋아했던 소녀의 주근깨. 풀지 못한 문제를 맞힌 것. 텅 빈 지갑으로 떠난 여행과 분식점에 떡볶이를 떠올리면 내가 얼마나 물이 들었는지 느껴진다. 그렇다고 내가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순수했던 때를 떠올리면 지금의 나는 행복의 장벽을 에베레스트까지 끌어올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능글맞았던 우린 모든 변화를 사랑했었다. 제 나름대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여지는 많으니 전시된 삶을 살지 말자. 큰 욕심을 조각내보자. 이것만으로 숨통이 트이는 걸 느낄 수 있으니. 아무것도 아닌 것에 빨빨거리며 웃었던 때가 가끔 그립다. 정말이지 참 순수했던 때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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