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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하영 Jul 28. 2023

작은 출판사 대표의 진지한 출판일지

7월을 정리하며

2023-07-27 딥앤와이드 출판일지



1. 장은진 작가님의 <내 이름으로 먹고 삽니다>가 출간된 지도 어연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좋은 책인 것을 확신하고 낸 만큼 독자들의 후기가 정말 뿌듯하기 그지없다. 책을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긴 제작 과정을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함과 동시에 두터운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바야흐로 퍼스널 브랜딩의 시대다. 내 이름 하나로 먹고살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은 설명해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시행착오는 해본 사람의 영역. 이 책은 퍼스널 브랜딩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장은진' 선배가 알려주는 독립 가이드 책이다. 지금 당신이 퇴사를 꿈꾸거나 퍼스널 브랜딩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이 책, 정말 강력 추천한다. (실제로 제작하면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음!)


2. 7~8월은 출판계 전체 매출이 떨어지는 시기다. 그래서 출판 커뮤니티 곳곳에서 곡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물론 잘 팔리는 책은 여전히 잘 되고 있지만 나도 모르게 발주 내역과 판매 내역을 확인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책이라는 건 오래 팔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처음부터 폭발적으로 잘되는 케이스도 있지만(물론 그것도 너무 좋지만) 은은하게 오래 팔리는 책은 1,2년이 지나도 꾸준히 주문이 들어온다. 현태 작가님@hong.h.tae)이나 제인 작가님(@5nlyoneintheearth)의 책은 그런 방식으로 4~5쇄를 넘겼다. 꾸준히 활동을 해주시고 책을 놓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두 분과는 차기작도 함께하게 되었으니 더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드리고 전보다 더 많이 팔리는 책을 만드리라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우스갯소리로 말하지만 이런 게 '의리 출판'이 아닐까. 첫 책을 만들 때 우린 미성숙했고 지금은 작가로서, 출판사로서 더 성장했으니 잘 될 것에 한 치의 의심은 없다. (애정합니다♥)



3. 23년도는 창업 이후 가장 많은 책이 나오는 해다. 그리고 있는 청사진에 맞게 흘러간다면 24년에는 23년도에 나온 책을 꾸준히 홍보하며 마케팅 채널을 다시 가다듬을 예정이다. 작년의 딥앤와이드 계획은 무엇이었을까? 떠올려보면 '몇 만'의 채널과 '얼마'의 매출이었던 것 같다. 마인드 업데이트는 예상보다 빠르게 10만에 도달하게 됐고, 다른 채널 또한 빠르게 궤도에 오를 수 있게 서포터를 할 예정이다. 매출은 상향 목표만큼 올라가고 있지만 커진 채널만큼 비례하진 않아 고민이 많다. 마케팅을 챙기자니 책의 퀄리티를 조금 놓치고, 3명에서 여러 책을 기획 제작 마케팅까지 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렇듯, 모든 건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고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아집만큼 고착되는 게 없고, 바지런한 것만큼 강한 게 없으니 변화와 부지런함을 무기 삼아 계속 정진하기로 하자.


4. 남은 올해와 내년, 다양한 책과 새로운 사업의 기로에서 나는 미묘한 흥분을 느끼고 있다. 하고 싶은 게 많으면 불안하다. 그러나 이 불안마저 없으면 그냥 출근을 해서 퇴근을 하는 것밖에 하지 못한다. 이러려고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니니 작은 스트레스를 꾸준히 받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일 테다. 업무가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건 똑같은 일을 반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불안하지만 그만큼 하고 싶은 게 많고 그만큼 무기력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상태다. 솔직히 모르겠다, 그 모든 걸 다 할 수 있을지. 내 이야기를 동료들과 공유하고 냉정해야 할 건 조금은 냉정하게 바라보며 기회를 잡을 필요가 있다. 부디 우리가 고착되어 있지 않길.


5. 한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이런 말을 보았다.

"사업은 실패가 디폴트 값이에요. 그렇게 생각하고 계속 시도해야 기회가 옵니다."

이 사람이 말한 실패가 '진짜 실패'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기대보다 잘 안 되는 걸 뜻하는 듯하다.) 실제로 꾸준한 실패를 경험하고 있기에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종종 회의감이 들지만 그건 반등 전의 굴곡이라고 생각한다. 7월을 마무리하는 업무일지를 쓰며 다시 일어설 힘을 얻어본다. 나뿐만 아니라 열심히 책을 만들고 알리고 있는 모든 출판인들을 응원하며.     


https://www.instagram.com/deepwide.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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