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그랬어.
하루는 환상이라고 생각했을 때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좋아하는 감정이 원래 이렇게 독한 것이었나?
자신이 느낀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는 느낌은 5살 때 처음 사이다를 마셨던 기분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러지 않았겠지만 그에겐 그런 것이었다. 오해는 가끔 과도한 긍정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만남에 있어서는 누군가의 희망이랄까? 상대방이 건넨 한 마디에 몇 번을 죽고 다시 태어나는 걸 아는 나는 그런 하루를 보며 몇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이제 녀석의 동공이 돌아온 것 같기도 하고.
그동안. 물론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딘가에 취해있었던 게 분명하다. 하루가 다르게 웃음소리가 커지고 눈꼬리가 쳐지는 건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한 것이겠지. 그만큼 그는 최선을 다했다.
그 모습이 아름답다고? 글쎄, 누군가가 알아주면 좋겠지만 내가 알아준다고 그게 위로가 되겠는가. 그녀는 하루에게 미안하다 했지만 그것도 하루에게 위로가 되진 않았다. 오히려 더 괴로웠을 테지. 그녀는 몇 밤 자고 나면 모든 게 괜찮아질 텐데. 그렇다고 그 사람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원래 만남이라는 건 누군갈 잔인하게 만드니까. 언젠간 하루도 그녀의 입장이 되는 날이 올 테다.
그때 하루 네 녀석은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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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앞에서 우린 이기적일 수 밖에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