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에세이> - 이별이라고 하네요

by 신하영









P20170111_012905029_532150CA-2A09-4BAF-AED3-5B16E5CC0AE8.JPG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내 마음에 있는 감정을 그대로 내뱉고 오늘도 저는 내 생활을 우선시한다는 이유로 약속을 미루고 다른 누군가와 웃으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별일 없었어요. 괜찮았죠. 여전히 똑같은 하루를 보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뭐 답장은 조금 늦었지만.



나는 이별은 아주 간단한 거라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이별은 개개인의 몫이니깐요. 사랑은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이별은 결국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나 혼자 아프면 된다는 마인드로



방금 말했듯이 저는 천천히 사랑을 했어요. 물 흐르듯 하는 만남이 좋았거든요. 천천히 미동 없이 쭉 오래가는 관계가 건강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사랑은 지금 당장이어야 한대요. 지금 당장.

당연히 저도 알죠. 그런데 꼭 지금 사랑한다 말해야 하고 내일 먹을 음식을 정하고 일주일 뒤에 볼 영화를 정해야 하는 건가요? 그런 것보다 함께 있음에 행복해하고 더 멀리 있는 미래를 생각하는 제가 맞지 않는 건가요?

사실 저는 날짜를 세는 것도 의미 없다 생각했습니다. 모든 것들이 당연해서 의무적으로 시간을 맞춰 전화를 하는 것도 괜한 짓이라 생각했습니다. 헌데 이별 직전에. 그러니까 마치 교통사고가 나는 것처럼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채 유유히 걸어가는 저에게 이별이라는 차가 미친듯한 속도로 다가왔을 때 연애 안에서 했던 모든 착각과 잘못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어쩌면 정말 사랑해서 했던 느리고 부드러웠던 행동이 그녀에겐 이기적이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혼자 생각하고 했던 표현 때문에 그녀가 외로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이별 사고를 맞이하니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그녀가 액셀을 밟으며 저에게 향할 때는 관계를 죽일 마음이었으니까요.










"헤어지는 거야?"



제가 물었습니다.

그러니 헤어지는 거라고 말하더군요.

물론 잡았죠. 전 헤어질 수 없었으니까요. 제 나름의 계획을 말하고 많은 것들이 오해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무용지물이었어요. 그녀는 절 밟고 멀리 떠나간 지 오래였죠. 헤어질 때 그 태도와 강단이 너무나 강해 말문이 턱, 하고 막혀버렸습니다. 돌이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것도 마음 편한 저라서 생각한 거예요. 현실은 제가 생각하는 것과 딱 반대였죠. 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어요.









"이거 이별한 거 맞지?"



제가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별이래요. 이별한 게 맞다고 하네요.

친구들을 불러서 말했어요. 내가 잘못한 거냐고. 그러니까 모두들 그녀의 편을 들어주었죠. 저는 제가 사랑했던 방식의 모든 것들을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진 못했어요. 이별 뒤에 온 괴리감과 수많은 깨달음은 저에게 부끄러운 사실들이었거든요. 그래서 또 이기적이게 친구들에게 내가 잘했던 것들만 말했어요. 그래도 저는 아무런 칭찬을 듣지 못했답니다. 이별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어요. 결국은 저도 이래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바보 같은 남자들처럼 안일하게 굴고 있을 때 잘하지 못해 그제야 무릎을 치는 남자가 됐어요. 자존심이 상하긴 보단 많은 순간들이 안타까워서 화가 났죠. 술을 마시고 사진을 보고 지우고 한숨도 정말 많이 쉬었는데 그녀에 대한 갈증은 더 심해졌어요. 아마 방법이 없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괜찮다고 했어요. 말수는 조금 줄었지만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어요.






P20170111_000847070_1A69450C-FD07-4AB5-BE03-4DAD48B3CCB5.JPG







며칠이 지나고 나니 그제야 받아들이게 됐어요.

이별이라고 하네요. 제가 제 자신에게 그렇게 말했어요. 이별이 확실하다고.

망할. 생활은 그대로인데 사실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어요. 가끔은 숨이 불규칙해지는 게 진짜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걷다가 멈춘 적도 있어요. 몸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움직이지만 머릿속은 뒤섞이고 엉키고 해서 손을 놔버렸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예요. 사실은 그녀가 정말 많이 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액셀을 밟으며 나에게 달려왔던 그녀의 마음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더군요. 속으로 많이 울었겠죠. 그래서 혼자 감수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처음에 말했듯이 이별은 혼자 해내야 하는 일이니까요.

이런 말 하기 정말 싫지만 지금 당장 너를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라고 속으로 내뱉기도 했습니다. 솔직하게 전 아직도 제가 사랑했던 방식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제게 맞는 사람을 만나야겠죠. 하지만 이따금씩은 빠르게 나아가는 것도 사랑하는 것에 있어 꼭 필요한 요소라고 인정하게 됐습니다. 우린 사랑하면서도 외로운 존재였으니까요.










연인은 닮아감에 있어 관계가 짙어지나봐요.

그것은 변화가 아닌 동화되는 것으로 해석을 해야 마땅한 것이죠.

저는 그러지 못했고 이별을 했습니다. 천천히 노를 젓다 사랑을 놓쳤습니다.

그것에 있어 미련을 한가득 품고 뱃머리를 돌려봅니다.






















p.s

(제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

이별 전에 우리는 많은 것들을 모르고 있음에 확신합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최소한의 후회만 남게 열심히 사랑하는 게 좋겠죠?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