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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저기성장노트

by 태준열

역대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정글북>의 저자 러디어드 키플링이 자신의 아들에게 보내는 소중한 시입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네요.


무엇보다

중년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나는 좋은 어른인가. 좋은 어른이었나....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네요^^



<만약에>

주변의 모든 이들이 분별을 잃고

네 탓을 할 때에도 동요하지 않을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너를 의심해도 자신을 믿고

그들의 의심에 관대할 수 있다면


기다릴 수 있고 기다림에 지치지 않으며

속임을 당해도 속임으로 대하지 않고

미움을 당해도 미움에 굴복하지 않으며

너무 착한 척하지 않고 현명한 척 말하지 않는다면


꿈을 꾸면서도 꿈을 주인으로 삼지 않을 수 있다면

생각에 빠져도 그것을 목적으로 여기지 않을 수 있다면

승리와 불행을 만나

그 두 거짓된 모습들을 똑같이 대할 수 있다면

네가 말한 진실이 순진한 이들을 속이려 하는

악인들에 의해 왜곡되는 것을 참고 들을 수 있다면

혹은 네 생애를 바친 것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아도

낡은 도구를 들고 허리 굽혀 그것들을 다시 세울 수 있다면


네가 쌓아 올린 모든 것들을

한 번의 내기에 모두 걸어

잃어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면서도

잃은 것에 대해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 모든 것을 잃고 난 뒤에도

너의 심장, 신경, 힘줄이 너를 위해 움직이게 할 수 있다면

네 안에 남은 것이 없어도 너의 의지만으로

그것들에게 "견뎌내!"라고 말해 버티게 할 수 있다면


무리와 어울리면서도 너의 미덕을 지키고

왕과 함께 걸으면서도 평범함의 멋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적도 사랑하는 친구도 너를 해칠 수 없게 할 수 있다면

모든 이들이 네게 의지하면서도 너무 과하지 않다면

네가 가차 없이 흐르는 1분을

최선을 다해 60초로 채울 수 있다면

온 세상과 그 안의 모든 것들이 너의 것이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너는 어른이 될 것이다. 나의 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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