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연기설로 본 조직문제 해결법

by 태준열

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한 임원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우린 놀 때는 엄청 활발한데 회사만 오면 다들 좀비가 되는 것 같아. 회사가 절간 같아"


회사가 절간 같다...


글쎄요. 리더라면 이렇게 말하기 전에 그 이유를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조직에 말이 없어지고 활기가 떨어지는 순간 즉, 회사의 바이탈 사인이 떨어지는 순간, 그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여러 이유 중 가장 센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몇 가지 요인(조건)을 찾을 수 있다면, 얽히고설킨 조직 문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까요?



이렇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조직의 많은 문제를 "불교의 연기설"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이죠. 저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연기설은 참으로 심오하더군요.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연기설은 한 마디로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라는 겁니다. 세상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는 거죠. 모든 것은 원인과 조건이 얽히고설켜서 나타났다가 조건이 없어지면 사라진다는 겁니다(새로운 연기의 형성)



불이 붙었다고 해서 “불의 원인”을 하나로 말할 수 있을까요?

산소, 연료, 점화원… 셋 중 하나라도 없으면 불은 붙지 않습니다.

불은 ‘어떤 하나’가 아니라 조건들의 만남입니다.

조직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어찌 보면 조직진단도 "조직의 문제"라는 하나의 모습을 연계의 고리로 밝혀 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12연기로 본 조직문제> - 오늘은 그중 4가지만 생각해 봅니다.


1. 무명(無明): 보지 못하는 상태

조직이 왜 힘든지 알지 못합니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성찰하지 않는 것입니다. 리더가 성찰하지 않으면 무명(無明)으로 이어집니다. 고통을 들어다 보고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이름을 붙여주지 않으면 조직문제는 싸울 수 없는 존재로 계속 남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조직의 문제를 정확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2. 행(行): 무의식적 반복

과거 방식대로 일하는 것, 새로움을 받아들이지 않음, 두려움.

회의 방식, 보고 방식, 의사결정구조 등 막히는 구간이 어디인지 "직면"하기를 두려워하는 것. 가장 위험한 말은 "원래 이렇게 해 왔어"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조직이 더 나은 곳이 되기를 희망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는 겁니다. 나는 지금 편하니까.


3. 식(識): 인식의 고정

조직에 심리적 안전감이 없는 상태. 고정된 인식.

“여기선 말해도 소용없어”

“괜히 나섰다 손해 본다”

이런 부정적 인식이 퍼지면서 조직의 ‘공기’가 달라집니다.

이것이 알게 모르게 그 조직의 분위기가 되어버립니다.

무엇이, 누가 이런 조직의 분위기를 만들어 낼까요?


4. 애(愛) – 집착

성과에 대한 집착입니다. 당연히 성과를 만드는 게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야죠. 성과는 조직을 성장하게 합니다. 하지만 너무 조직만 보면 오히려 조직은 성장하지 못합니다. 조직의 성과를 만드는 게 누군가요? 결국 구성원 개인이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성과를 만들기 전에 개인의 성과, 성취는 어떠한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목표에 내가 빠져 있으면(나의 성취 포인트, 성장 포인트) 과연 그 목표는 몰입할 수 있는 목표일까요? 조직의 목적과 개인의 목적이 교집합을 이룰 순 없을까요? 조직과 개인은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개인을 성공시키면 조직도 함께 성공합니다.



연기설을 생각하며,


조직을 다시 살리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러 부정적 조건들의 고리를 찾고 그중 하나만 끊기 시작해도 흐름은 바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작은 어떤 조건을 끊을 것인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고리가 바뀌면 연기의 흐름이 바뀝니다.


무명을 깨우는 질문 하나

무명을 벗어나는 리더의 작은 성찰

행을 흔드는 새로운 시도 하나

식을 바꾸는 리더의 행동 하나

개선을 위한 리더의 결단 하나


이러한 조건들이 다시 연결될 때 조직에 새로운 연기(흐름)가 생겨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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