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하게, 신중하게, 조용히
요즘 SNS를 보면 온통 AI 이야기입니다.
AI와 함께하는 리더십, AI 플랫폼, AI 비즈니스.. 기업 현장에서도 "AI와 함께 가는 리더십"이란 주제로 강의 요청이 꽤 들어옵니다. 이런 추세는 대기업, 중소기업할 것 없이 유행이나 트렌드처럼 흘러갑니다.
네, 이런 흐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한국은 원래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사회이고 그 민첩함이 지금의 성장을 만들어 냈으니까요. AI는 어쩌면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시대의 커다란 변화 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점점 더 "쏠린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쏠림 현상의 원인은 실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좀 침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가지 못하면 뒤처진다는 두려움을 기반으로 움직이면 흥분하게 되고, 급하게 되고, 기준 없이 판단이 흐려집니다. 그때부터 기업은 본질을 보지 못한 채 곁가지를 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끝은 대체로 좋지 않습니다.
예전에 NFT가 광풍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너도나도 미래의 물결을 만난 듯 NFT에 대해 흥분하며 이야기했습니다. 그림 하나가 수십억 원에 팔렸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투자 광풍이 불었습니다. 하지만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지속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실패했습니다. 현재는 NFT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이죠. 물론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술의 성숙은 어딘가에서 계속 이루어지고 있겠죠.
조용히 말입니다.
메타버스는 어떤가요?
모든 기업이 들어가야 할 새로운 인터넷 세상이라는 말과 함께 너도나도 메타버스가 세상을 움직일 것이라 말했습니다. 메타버스 관련 교육, 강의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메타버스를 잘 모르는 사람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실제 사용자 경험이나 필요성 부족으로 기업 투자는 축소되고 사람들에게서 잊혀져 갔습니다.
기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영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MBO, KPI, OKR. 새로운 개념과 도구들이 계속 등장합니다. 문제는 새로운 방식이 누군가에 의해 고안되고 전파되고 활용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침착하게 우리 조직에 맞는지 검토하기보다, “지금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도입하는 경우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성과관리체계나 평가보상체계를 도입하지 못해 어려워지는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은 이미 어려워지는 구조를 갖고 있었던 겁니다. 새로움을 따라가지 못해 어려워지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AI가 잘못은 아닙니다. 이제는 AI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도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기업 성장의 주측은 여전히 "일과 성과를 만드는 조직의 구조"며, "일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구조를 면밀히 다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사람들의 "리더십을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평소에 리더십 없던 팀장이 AI 리더십을 배운다고 갑자기 생각과 태도, 행동이 바뀌는 것은 아닐 겁니다.
AI를 도입하고 잘 활용하게 된 기업이지만 리더들의 태도가 여전히 이런 모습이라면 그 조직의 미래는 어떨까요?
상사는 감정에 치우치고
피드백은 명확하지 않으며
리더가 책임지지 않고 팀원 뒤에 숨으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팀원들은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조용한 퇴사를 반복하며
가치 있는 일을 개발해 내지 못하고
용기 있는 시도를 하지 못한다면
경영진의 판단과 의사결정이 계속 잘못되어 간다면
직원 중한지 모르는 회사 분위기라면
이러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면
제가 좀 과장된 예시를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만연한 조직이라면 글쎄요, 아마도 오래가지 못할 겁니다.
무슨 말이냐, 미래에 초점을 맞춰야지... 이렇게 말할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미래에 집착할수록 원하는 미래에 다가설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왜 그럴까요? 지금 현재를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모습을 잘 들여다보면, 왜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과거"를 볼 수 있고, 지금의 모습을 보면 미래에는 어떤 조직이 될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래가 아니라 지금을 잘 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AI를 잘 다루지 못하는 것 때문에 기업이 무너지는지, 아니면 사람들의 리더십과 구조 때문에 무너지는지. "지금, 현재를, 먼저, 투철하게 보자는 것"입니다.
좀 더 침착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흐름을 따르는 것도 좋지만
정신줄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침착하게 생각했으면 합니다.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진짜 성장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존과 성장을 위한 나아감은 무엇인지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Unsplash의 Steve John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