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갖는 선입견과 편견을 깰 때 새로운 기회가 있다
유명한 수수께끼입니다. 이 수수께끼에 등장하는 뒤에서 수레를 미는 젊은이는 아들이 아니라 딸이었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수레와 같은 것을 미는 힘쓰는 일을 하는 사람은 남자라는 선입견을 지적하는 문제인 것이죠. 우리는 너무나 많은 선입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선입견이 현실과 맞지 않을 때, 때때로 큰 낭패를 보게 되는 겁니다.
2차 세계대전 때 전투기 방어 전략에 대한 프로젝트가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전쟁터에서 비행기는 적의 총알을 많이 맞았기 때문에, 비행기에 철갑을 두르는 것에 대하여 사람들이 논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비행기에 철갑을 너무 많이 두르면 비행이 무거워지고 연료 소모도 많기에 철갑을 둘러야 하는 최적위치를 선정해야 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빈도로 총알을 맞는 곳을 찾아 그곳에 더 많은 철갑을 두르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 처음 참여한 수학자 아브라함 발드는 “총알 구멍이 난 곳에 철갑을 두르면 안 됩니다. 오히려 총알 구멍이 없는 곳에 철갑을 둘러야 합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총알 구멍이 없는 곳에 총알을 맞은 비행기들은 되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었죠. 발드의 지적은 정확했습니다. 엔진에 총알을 맞은 비행기들은 되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에 총알 구멍을 파악할 때 드러나지 안았던 겁니다. 오히려, 동체에 많은 총알 구멍이 있는 비행기들이 되돌아왔다는 것은 그곳에는 타격을 입어도 견딜만하다는 강력한 증거인 셈이었죠. 가령, 전쟁터의 야전병원에 가보면 팔이나 다리에 총알 맞은 사람은 많은데, 가슴에 총알 맞은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가슴에 총알을 맞은 사람은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니까요. 사람이 철갑을 두른다고 가정하면 가슴에 철갑을 둘러야 하는 것처럼, 비행기도 총알구멍이 없는 곳에 철갑을 둘러야 한다는 것이죠. 당시 이 프로젝트에는 전쟁 경험이 많은 군 장성들도 여럿 있어서 “당신은 어떻게 그런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까?”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들의 질문에 발드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 수학자들은 ‘내가 어떤 가정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그 가정이 올바른가?’라고 질문을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우리도 자신의 일에 ‘내가 어떤 가정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그 가정은 올바른가?’라고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런 질문이 고정관념을 발견하게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게 하는 것입니다.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는 주차요금을 받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쇼핑몰은 주차요금이 있지만, 물건을 사면 주차요금을 무료로 해주죠. 그런데, 스타필드는 처음부터 주차요금이 없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 것은 그들의 전략입니다. 일반적으로 쇼핑몰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고객을 많이 유치하고 다시 오게 하는 등의 전략을 세웁니다. 그런데, 그들은 고객 수가 아닌 고객이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는 전략으로 접근했습니다. 오랜 시간 그 공간에 머무르면서 더 많은 소비를 하게 유도하는 거죠. 인터넷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도 가입자를 더 많이 늘리고 접속자 수를 증가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번 방문해서 오랜 시간 머무르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래야 광고도 더 많이 소비하는 등 회사에 실제로 돈을 벌어주는 행동을 더 하게 될 테니까요. 실제로 주차요금을 받는 쇼핑몰에서는 고객들이 평균 2시간 남짓 머물렀는데,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 스타필드에서는 5시간 이상 고객이 머무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남들이 다 주차요금을 당연히 받고 있을 때, 그들이 주차요금을 받지 않았던 이유인 거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어떤 가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 가정이 생각의 틀이 되고 고정관념이 되는 것이죠. 그 가정이 옳은지 자주자주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선입견에서 벗어나고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박종하
mathian@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