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실험

우리에겐 전략이 필요하다

항상 아이디어, 전략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by 박종하

[생각실험] 버팔로 이야기

미국의 초원을 아메리카 들소인 버팔로가 무리를 지어서 달리는 장면은 보는 이의 기억 속에 남는 장관을 이룬다. 그 장면은 누구에게나 깊은 인상을 준다. 하지만, 버팔로 무리는 토네이도와 같이 불규칙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 야생의 버팔로가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한 청년이 신문에 공고를 냈다. 자신을 버팔로 연구가로 소개한 이 청년은 몇 일, 몇 시, 몇 분에 어느 장소에 버팔로 무리가 지나 갈 것이라는 정보가 담긴 초청장을 1달러에 판다는 것이었다. 만약 자신의 예측이 틀린다면 2달러로 되돌려 주겠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서 1달러에 초청장을 쌌다. 그리고 그 시간 그 장소에 사람들이 구름같이 많이 모였다. 하지만 야생의 버팔로 무리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 청년은 약속대로 그 많은 사람들에게 모두 2달러로 돌려줬다. 그런데, 이 청년은 그 일로 무척이나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이 청년은 어떻게 손해를 보지 않고 오히려 큰 돈을 벌 수 있었을까?




이 이야기를 사람들과 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인 청년은 장사를 했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였으니까, 생수도 팔고 햄버거도 팔고 솜사탕도 팔았을 거라는 거죠. 또 어떤 사람은 사람들이 그 장소까지 가는 교통편을 제공했을 것 같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광고를 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 청년이 말한 시간과 장소는 외곽지역에 새벽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에 그 장소에 가려면 그 지역에서 잠을 자야만 됐어. 그 청년은 사실 그곳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던 주인집 아들이야” 많은 사람들이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의 진실은 이렇습니다. 버팔로가 나타난다고 말한 장소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조그만 강을 건너야 했습니다. 그 강에는 다리가 없어서 5달러를 내고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야 했죠. 이야기 속 주인공인 청년의 진짜 직업은 그 뗏목을 운영하는 뱃사공이었던 겁니다. 그 청년은 돈 많이 벌었겠죠.




20년 전, 제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부장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당시 부장님은 어떤 비즈니스 워크숍에 참석하고 돌아오셔서 강사에게 들은 이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비즈니스에서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면서요. 이 이야기를 나쁘게만 생각하면 ‘사기꾼 뱃사공 청년의 이야기’ 정도로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라도 아이디어를 만들어서 전략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소개했다고 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비즈니스만이 아닌 모든 일에는 이렇게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거 같습니다. 가령, 어떤 여자가 좋아진 남자가 여자에게 무턱대고 찾아가 “난 당신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계획을 갖고 전략을 갖고 고백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겠죠.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에서 고백하는 것과 밀린 업무 처리하듯이 고백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니까요.


모든 일에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바둑을 둘 때도 그렇지 않습니까? 바둑을 못 두는 사람은 눈 앞에 보이는 곳에만 돌을 두지만,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은 항상 다음 수를 생각하고 돌을 둘 것입니다. 축구도 그렇죠. 축구 못하는 사람들은 모두 공만 보고 뛰어갑니다. 패스를 해도 우리 편 선수에게 직접 공을 차주죠. 하지만, 프로 선수들이 경기하는 것을 보면 공만 보고 쫓아가는 것보다는 우리 편 선수가 가장 먼저 도달할 수 있는 곳으로 공을 보내서 기회를 만드는 것을 봅니다. 모든 일에 전략을 생각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군대에 입대하는 아들과 친구들이 ‘선착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군대에 가면 가끔 운동장 끝을 돌고 뛰어오게 하는 달리기를 시킨다고 합니다. 가령, 100명이 있는데 조교가 “선착순 10명”을 외치면 운동장 끝까지 뛰어갔다가 왔을 때 등수대로 10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90명에 대해서는 다시 “선착순 10명”을 외친다는 겁니다. 물론, 90명 중 10명을 제외한 80명에 대해서는 또 다시 “선착순 10명”을 계속 외치겠죠. 그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 친구가 말하더군요. “100명 중에 10등 안으로 달릴 자신이 없다면, 처음에는 꼴찌로 들어오는 게 좋아. 그럼, 체력 안배도 되고 나머지 90명 중에 꼴찌로 들어오면 다시 선착순을 뛸 때, 제일 앞에서 뛰게 되는 거잖아. 그럼, 2번째에서는 10등 안에 들 수 있지. 괜히 힘 빼고 등수 안에 못 들면 운동장을 몇 바퀴나 돌아야 돼” 사소한 일에도 사람은 이렇게 전략을 항상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일에도 항상 아이디어와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를 보는 시각입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시간적, 공간적으로 좀 더 넓은 시각을 갖는 것이 전략입니다. 그래서, 당장의 이익보다는 길게 보고 넓게 보며 가치를 만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유럽에 있을 때,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의 플렉스너 원장은 아인슈타인을 영입하기 위해 직접 아인슈타인을 만났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좋은 조건으로 자유롭게 연구할 것을 권했죠. 아인슈타인도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연구하고 싶어 미국행을 결심했습니다. 당시 플렉스너 원장은 아인슈타인에게 원하는 연봉을 물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3,000 달러 정도 주십시오”


그가 말한 금액은 당시 유럽의 교수들이 받는 연봉이었습니다. 플렉스너는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10,000 달러를 드리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은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당시 미국 교수들의 평균 몸값은 7,000 달러였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세상 물정을 몰라서 3,000달러를 부른 것이죠. 그런데, 그런 그에게 플렉스너 원장은 10,000 달러를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미국 교수들 입장에서는 파격적인 대우이고, 세상 물정 몰랐던 아인슈타인에게는 매우 파격적인 제안이었던 겁니다. 이후 아인슈타인은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평생을 보냈습니다. 하버드나 예일 등 다른 미국의 대학교에서도 이후에 아인슈타인에게 더 좋은 제안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가치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보고 높이 평가해준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와 죽을 때까지 함께 했던 것이죠. 플렉스너 원장은 3,000 달러면 영입할 수 있었던 아인슈타인에게 10,000 달러를 제시하며 7,000 달러를 손해 봤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는 것은 매우 부분적이고 좁은 시야로 보는 것이죠. 좀 더 길게 보며 그는 매우 현명하게 아인슈타인의 마음을 얻었던 것입니다. 전략이란 기본적으로 좀 더 넓고 길게 보는 것입니다.


박종하

mathia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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