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대로만이 아닌, 자신의 방법을 찾아보자
위에 제시된 단순한 계산과 관련된 재미있는 연구결과 하나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미국 스텐퍼드 대학교의 조 보울러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들과 수학을 싫어하고 못하는 아이들이 위의 계산을 하는 방법에 차이를 보였다고 합니다.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들은 ’21 – 6 =’이란 질문을 받았을 때, 이것을 ’20 – 5 =’와 같은 조금 쉬운 형태로 바꿔서 계산했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이런 방법을 가르쳐준 적이 없습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편법이나 꼼수처럼 느껴지는 방법입니다. 물론 우리 성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센스를 발휘한 것이죠. 반면, 수학 성적이 좋지 않고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은 ’21 – 6 =’을 하기 위해 선생님이 가르쳐준 방법대로 21 20 19 18 17 16 15과 같은 숫자를 셌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가르쳐준 방법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대로만 한 것이죠.
그런데, 한번 비교를 해볼까요? ’21 – 6 =’와 ’20 – 5 =’ 중 어떤 것이 더 어렵습니까? ’21 – 6 =’이 더 어렵지 않습니까? 계산의 실수도 분명 더 많을 겁니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푼다면 답을 틀릴 가능성도 더 많겠죠. 아이가 정답을 제시하지 못하면 선생님은 어떻게 할까요? “너 확실하게 모르는구나, 연습해야 돼!”라고 혼내며 비슷한 문제를 10개 주면서 풀라고 하지 않을까요? 아이는 지겨운 문제를 10개나 더 풀어야 합니다. 그 문제를 풀면서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요?
“아이, 지겨워!”
“나는 수학이 싫어!”
“나는 공부 머리가 없나 봐!”
이런 생각을 계속 하게 되는 겁니다. 반면, ’21 – 6 =’을 ’20 – 5 =’와 같이 조금 단순한 형태로 바꿔서 푼 아이들은 쉽게 문제를 풀고 칭찬받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겁니다. 그 아이들은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난 수학이 너무 좋아”
“또 수학문제 풀어야지”
“공부는 재미있어!”
선생님이 가르쳐준 방법대로만 문제를 풀려고 했던 아이들은 결과적으로 수학을 싫어하게 되고, 선생님이 가르쳐준 방법이 아닌 나름의 방법으로 문제를 푼 아이들은 수학을 좋아하고 잘하게 된다는 것이 역설적이며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앞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선생님이 가르쳐주지 않은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 것을 나쁘게 이야기하면 ‘편법’이나 ‘꼼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좋게 이야기하면 ‘센스’을 발휘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센스를 발휘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선생님이 가르쳐준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12 X 15’의 계산을 한번 볼까요? 이 계산을 어떻게 하셨습니까? 아마 표준방법으로 계산하신 분들은 종이에 이것을 써서 계산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어떤 분은 12 X 15 = 6 X 2 X 15 = 6 X 30 = 180과 같이 계산하여 조금 더 쉽게 계산하셨을 겁니다. 주어진 문제를 계산하는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는 거죠. 수학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선생님이 가르쳐준 표준화된 방법만을 따라가기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는 아이가 수학을 더 잘하게 되는 겁니다.
이것은 성인인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일을 하는 표준화된 방법이 있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방법이 있는 거죠. 하지만, 그 방법이 유일한 방법은 절대 아닐 겁니다. 정해진 방법만을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으로 사소하게 센스를 한번씩 발휘해보면 좋겠습니다. 일의 성패는 정해진 절차대로 열심히 일을 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른 사소한 센스를 발휘하는 것에 있으니까요.
일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학자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은 가우스를 뽑습니다. 가우스의 아주 유명한 이야기로 그가 10살 때, 선생님이 1 + 2 + 3 + …… + 100을 계산하라고 했는데, 바로 5050이라는 답을 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모든 학생이 1 2 3 4을 순서대로 절차에 맞게 더하기만 하고 있을 때, 가우스는 1 + 100, 2 + 99, 3 + 98을 하며 101이 되는 쌍이 50개가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가우스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절차에 따라서만 계산한 것이 아니라, 상황을 재구성하며 센스를 발휘한 것이죠.
많은 위대한 작품이나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아이디어는 모두 이런 센스에서 출발했습니다. 사람들이 표준적으로 따르는 방식을 이해하고 활용하면서도, 자신만의 방법을 생각하는 사람이 센스를 발휘합니다. 센스는 기술적인 방법을 통하여 익히는 것이 아닌 거 같습니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서 자신만의 생각을 갖고 자신만의 해답을 찾으려는 마인드에서 발휘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자신의 방법을 항상 생각하며 사소하게 센스를 발휘해보면 좋겠습니다.
박종하
mathian@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