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바로 얻기 어려운 일은, 선행변수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생각실험] 배를 만든 사람들
어떤 마을의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배를 만들고 있다. 마을의 리더는 사람들에게 열심히 일하라고 독촉을 한다. 리더는 배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계속 설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태만해지고 게을러지기만 했다. 사람들이 태만해지자, 마을의 리더는 궁리 끝에 채찍을 들었다. 사람들은 채찍이 두려워 열심히 일했지만, 견디다 못한 몇몇 사람들이 마을의 리더를 한밤에 죽였다.
마을의 리더가 죽고, 마을 사람들은 새로운 리더를 뽑았다. 새로운 리더가 뽑혔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게으르고, 태만했다. 배는 언제 완성될지 몰랐다. 그때 새로운 리더는 배 만드는 것을 잠시 중단하고 마을 사람들을 모두 데리고 바다에 구경 갔다. 바다를 본 사람들은 넓은 바다로 나가고 싶어 졌다. 그들에게 리더는 배가 있으면 바다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을로 돌아온 사람들은 배를 열심히 만들었다. 얼마 후 배는 완성됐고, 사람들은 그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이야기 속의 상황을 한번 정리해서 생각해볼까요? 첫 번째 리더와 두 번째 리더의 차이는 무엇이었습니까? 첫 번째 리더는 배를 만드는 결과만을 강요했고, 두 번째 리더는 바다를 보여줌으로써 배를 만드는 결과를 유도한 것입니다. 이렇게 결과를 유도하는 것을 선행변수라고 합니다. 어떤 결과에 바로 다가가기가 어렵다면 선행변수를 만드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튜브에서 ‘먹방(먹는 것을 보여주는 방송)’으로 유명한 밴쯔라는 1인 방송가가 인터뷰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는 신기하게 잘 먹는 사람입니다. 혼자서 삼겹살 10인분 + 탕수육 10인분 + 짜장면 5인분 정도는 거뜬히 한 번에 먹습니다.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저는 그가 그렇게 먹는 것을 보고, 특이 체질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아주 많이 먹어도 몸에서 음식을 소화시키기보다는 그냥 바로 배출하는 특이한 체질의 사람이라고만 생각한 거죠. 그런데, 그는 방송에서 자신의 비밀을 공개했습니다. 그건 하루 10시간이 넘는 운동이었습니다. 얼굴은 앳된 모습이었지만, 옷을 벗은 그의 몸은 이소룡과 같았습니다. 그는 매일 하루 10시간씩 운동을 하면서 자신이 먹는 것을 소화시키고 있었던 겁니다. 그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카메라 앞에서 음식을 먹는 건 제 일이 아닙니다. 그걸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제 일은 하루 10시간 이상 운동하는 겁니다. 그게 저의 진짜 일이죠.”
사람들이 놀랄 만큼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결과는 하루 10시간씩의 운동이라는 선행변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놀랄만한 결과를 만드는 것은 일반적으로 선행변수를 요구합니다. 가령,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4강이라는 누구도 기대하지 못했던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한국 축구팀을 맞았던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에게 ‘체력’을 요구했습니다. 계속 뛰며 끝까지 따라붙는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이라는 선행변수를 통하여 그는 월드컵 4강이라는 결과를 이끌었던 것이죠. 특별한 결과를 만들고 싶다면, 선행변수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친구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 저녁에 한 시간씩 집 앞 공원을 돌아”
“그렇게 한 시간씩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지던?”
“공원을 돌고 집에 와서 체중계에 몸무게를 재면 뛰기 전과 변화가 없어”
“그럼 다이어트가 안 되는 거네”
“아니, 뛰고 나서 밤에 잠을 자고 나면 살이 빠지는 게 느껴져”
운동을 하고 바로 몸무게를 재봤자, 체중의 변화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면 내 몸의 여러 기관들이 활성화되면서 기초대사량이 늘어나서 결국 살이 빠진다고 합니다. 다이어트에서 운동은 살을 빼는 결과를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초대사량을 증가시키는 선행변수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인해 결국 살이 빠지게 하는 거죠. 내가 원하는 결과가 있다면 그것을 직접 바로 얻기 어려운 것이라면, 그것을 만드는 선행변수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박종하
mathian@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