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종하 Jan 11. 2019

7. [대수학] 2진법

10진법만이 아닌 다양한 수체계가 있을 수 있다

사람의 나이를 맞출 수 있는 마술의 카드를 소개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다음 카드들 중 당신의 나이가 있는 카드는 몇 번입니까?”라고 묻습니다. 상대방이 대답한 카드의 첫 번째 숫자들을 모두 더하면 바로 그 사람의 나이가 나옵니다. 


가령, 나이가 27살인 사람에게 “몇 번 카드에 당신의 나이가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하면 그는 1번, 2번, 4번, 5번의 카드에 자신의 나이가 있다고 말할 겁니다. 그럼, 우리는 각각의 카드의 첫 번째 숫자들을 더하여 (1 + 2 + 8 + 16 = 27) 상대방의 나이를 맞출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에게 “몇 번 카드에 당신의 나이가 있습니까?”라고 질문했는데, 1번과 6번이라고 답하면, 그의 나이는 1번, 6번 카드의 첫 번째 숫자인 1 + 32 = 33으로, 그는 33살인 겁니다. 


이 카드마술의 비밀은 10진법으로 쓰인 숫자를 0과 1의 이진법으로 나타내는 것에 있습니다. 설명을 위해 앞선 카드의 조금 간단한 형태를 살펴볼까요? 앞선 카드에선 63까지의 숫자가 있지만,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15까지의 숫자가 있는 카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 마술을 할 수 있죠. 숫자를 생각하게 하고, 그 숫자가 들어있는 카드의 첫 번째 숫자를 더하는 겁니다. 가령, 5를 생각했다면, 5는 1번, 3번 카드에 있습니다. 따라서, 각 카드의 첫 번째 숫자인 1+4 = 5인 것이죠. 11을 생각했다면, 1번, 2번, 4번 카드에 숫자가 들어있기 때문에, 1 + 2 + 8 = 11인 것입니다. 1에서 15까지의 숫자를 이진법으로 써보면 이렇게 나오는데요. 

1에서 15까지의 숫자를 이진법으로 표현했을 때, 1의 자리가 1인 숫자를 1번 카드에, 2의 자리가 1인 숫자를 2번 카드에, 4의 자리가 1인 숫자를 3번 카드에 그리고 8의 자리가 1인 숫자를 4번 카드에 써넣어서 마술의 카드는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을 1에서 63까지의 숫자로 확장한 것이 처음에 소개한 마술의 카드인 겁니다. 1에서 63까지의 숫자는 1, 2, 4, 8, 16, 32의 조합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1 = 8 + 2 +1, 27 = 16 + 8 + 2 + 1입니다. 1에서 63까지의 숫자를 이진수로 써서, 1의 자리가 1인 것은 1번 카드에, 2의 자리가 1인 숫자를 2번 카드에, 그리고 32의 자리가 1인 숫자를 6번 카드에 써서 마술의 카드를 만든 것입니다. 마술의 방법은 자신이 선택한 숫자가 있다고 대답한 카드의 첫 번째 숫자{1, 2, 4, 8, 16, 32}를 더하는 것이죠. 



우리는 10진법을 씁니다. 우리의 손가락이 10개여서 10진법을 쓰고 있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추정하죠. 하지만, 수는 10진법으로도 볼 수 있고, 2진법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10진법은 절대적인 방법이 아닌, 단지 우리가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방식일 뿐인 겁니다. 숫자를 보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인 거죠. 가령, 컴퓨터는 2진법을 씁니다. 수를 표현하는 물리적인 소자의 개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2진법을 쓴다고 하죠.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12진법입니다. 그래서, “6 + 8 = 2이다. 왜 그럴까?”와 같은 질문을 하면 “6시에서 8시간 더 흘렀다면 현재는 2시이다”와 같은 대답을 하는 것입니다.   



기원전 2,000년경 고대 바빌로니아 인들은 60진법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당시의 쐐기문자의 표기법을 보면 59까지는 십진법처럼 쓰다가 60이 되면 자릿수를 한자리 올려 썼다는 겁니다. 그 영향은 지금도 시간, 각도 등의 값을 나타내는 표기법으로 남아 있습니다. 1시간은 60분이고, 1분은 60초인 것이 60진법을 사용했던 흔적입니다. 바빌로니아 인들은 태양신을 믿기도 하고, 태양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해가 뜨는 것을 오랫동안 관찰했는데, 360일마다 같은 곳에서 해가 뜬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공전 주기가 360일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그들은 태양의 모습인 원을 360으로 나눠서 생각했습니다. 원이 360도가 된 겁니다. 360은 약수도 많이 갖고 있고 매우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수였을 겁니다. 그리고 360을 6 등분한 60을 기본 단위로 사용했던 것이죠. 인류가 10진법이 아닌 다른 진법을 일상적으로 사용했다면 우리의 수학은 또 다른 모습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5. [수학 일반] 시각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