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세로 대각선의 합이 같은 마방진과 숫자 34
다음과 같이 숫자가 적혀있는 표가 있습니다. 표의 숫자 중에 하나를 마음대로 선택해보세요. 그 숫자에 동그라미를 치고 그것의 가로줄과 세로줄에 있는 모든 숫자를 지우세요. 남은 숫자 중에 또 하나를 선택하세요. 그 숫자에 동그라미를 치고 또 가로줄과 세로줄의 숫자들을 모두 지우세요. 세 번째 숫자도 선택하여 가로세로 줄을 지우면 남은 숫자가 네 번째 숫자입니다. 이렇게 얻어진 네 개의 숫자들의 합은 언제나 34입니다.
문제에서 제시한 것처럼 하면 항상 34가 나오는지 한번 볼까요? 가령, 처음 9를 선택해보겠습니다. 그럼, 다음과 같이 9에 동그라미를 치고 가로세로줄을 지웁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3을 선택해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가로세로줄을 지웁니다. 그리고, 16을 선택하고, 가로세로줄의 숫자들을 모두 지우면 6이 남습니다.
이렇게 9, 3, 16, 6을 선택하면, 이것들의 합은 34(= 9 + 3 + 16 + 6)입니다. 처음에 9를 선택하지 않고, 어떤 숫자를 선택했어도 남는 숫자들을 합은 항상 34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것은 마방진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의 작품 멜랑콜리아(Melancholia I 1514년, 판화, 24 x 18.5 cm)에는 4X4 마방진이 나옵니다.
마방진(magic square)은 가로세로 그리고 대각선에 있는 숫자들을 더하면 모두 같은 값이 나오는 마술 같은 사각형을 의미합니다. 뒤러의 그림에 등장하는 마방진의 가로나 세로 또는 대각선 어느 숫자 4개를 더해봐도 모두 그 값은 34으로 같습니다. 34는 앞의 질문에서 경험한 숫자입니다. 4X4 마방진은 뒤러의 작품에 등장하는 것 외에도 다른 형태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작품 속의 마방진은 다음과 같은 규칙을 하나 더 갖고 있는데요, 빨간색으로 테두리 친 부분을 보면 사각형 안의 4개 숫자들의 합도 모두 34입니다.
그리고, 이 마방진의 맨 아랫줄에는 이 작품의 제작년도인 1514년을 나타내는 1514가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앞의 질문을 볼까요? 앞의 질문에서 어떤 숫자를 선택하고 그 숫자의 가로세로줄의 숫자들을 모두 지웠습니다. 이 과정은 최종적으로 남는 4개의 숫자들은 어느 것도 두 개 이상 같은 가로줄과 세로줄에 놓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개의 숫자들이 모두 다른 가로줄과 세로줄에 놓인다는 겁니다.
문제에서 주어진 표에 다음과 같은 숫자 표시를 해볼까요?
표의 숫자들은 가로와 세로의 테두리에 써 놓은 숫자들의 합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4개의 숫자들 중 어느 것도 가로세로가 겹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로세로의 테두리에 써 놓은 숫자들은 우리가 선택한 4개의 숫자를 구성할 때 모두 단 한번씩만 더해지는 겁니다. 따라서, 4개의 숫자들의 합은 가로세로 테두리의 숫자들을 모두 더한 값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34인 것입니다.
박종하
mathian@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