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울었다
학생이지만 유난히 정이 가는 아이가 있다.
고1 3월에 처음 학원에 와서, 이제 고2가 된 예나.
오늘 쉬는 시간에 예나가 말했다.
“원장님, 할 말이 있어요.”
아, 느낌이 왔다.
하지만 아니길 바랐다.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말하지 않아도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 있는 반의 수준이
자기보다 낮다고 느꼈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더 신경 쓰며 챙겨주려 했는데,
시험이 다가오니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의 속도가
예나에게는 불안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섭섭함보다 먼저 눈물이 났다.
2년 넘게 매일
등원할 때마다 “선생님~” 하며
총총 뛰어와 두 팔을 벌리고 나를 꼭 안아주던 아이였다.
하원할 때도 늘 한 번 더 안아주며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그 말 한마디가 하루의 피로를 다 녹였다.
서로를 꼭 안아주며 하루를 나누던 사이,
제자라기보다 친구 같았던 아이.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일 문이 열리면 또 예나가
그 환한 얼굴로 달려올 것만 같다.
자주 찾아오겠다고,
대학 가서도 꼭 올 거라고 말했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미 알고 있다.
그래도 괜찮다.
그동안의 시간만으로도
내 마음 한가운데 예나는 오래 남을 것이다.
가끔 다른 원장님들이 그런 말씀을 하신다.
“감정에 너무 휘둘리면 안 된다.”
“우린 교육자이기도 하지만, 결국 사업가이기도 하다.”
맞는 말이다.
학생 한 명이 떠나면
마음 한켠이 허전해지고
남은 아이들의 자리를 다시 살펴보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원장들은
그냥 마음을 다잡고 다음 수업을 이어간다.
나도 안다.
운영에는 냉정함이 필요하다는 걸.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냥 울고 싶다.
아이를 보내며 울 수 있는 마음,
그 마음이 내가 다시 일어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별이 아파야,
다시 누군가를 품을 힘이 생긴다.
나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던 아이,
그런 제자가 내게 있어줘서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