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맥은 발견 직전에 가장 어둡다

“공부해도 점수가 똑같다면, 안 해도 되는 거 아니에요?”

by 심원장

매일 등하원길에 나를 꼭 안아주는 고2 학생이 있다.
며칠 전, 수업을 마치고 나가던 길에 조용히 툭 던진 말이다.


“공부해도 점수가 똑같다면, 안 해도 되는 거 아니에요?”


툭 내뱉은 말이었지만,

나는 그 속에 담긴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그냥 힘들다는 말이겠지 싶었지만, 그냥 넘기지 못했다.

손을 잡고, 나직이 말했다.


“보이지 않아도 쌓이고 있어.

그게 나중에 금맥처럼 터질 수 있어.

근데 지금 멈추면… 진짜 아무 일도 안 생길 수 있어.”


결과는 대개 한참 뒤에 온다.

지금은 버텨야 할 때였다.



그 아이와의 대화를 나누고 나서,

나는 또 한 명의 아이가 떠올랐다.


이번 시험에서 점수가 크게 오르긴 어려울 것 같아

아이의 부모님께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던 적이 있다.

사실은,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에는 가능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끝내 하지 못했다.

그 전 시험에서도 결과가 좋지 않았고,

그때 받았던 항의가 아직 마음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주저하고 있었다.

예측이 아닌, 확신을 주지 못할까 봐.

괜히 희망을 말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공부는,
열심히 한다고 바로 오르지 않는다.
그걸 우리는 너무 잘 안다.
오히려 아무리 해도 제자리인 것 같을 때,
무력감이 먼저 찾아온다.

그래서 이해한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
그만두고 싶어지는 순간.
이게 과연 아이에게 맞는 길인가, 부모님도 수없이 고민하셨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때가,
정말 조금만 더 가면 도달하는 ‘지점’일 수도 있다.


그 시기가 있다.
문제도 풀고, 개념도 익히고, 손도 많이 써본 뒤,
어딘가에서 연결이 시작되는 그 무렵.
그게 바로 금맥이 드러나는 타이밍이다.

그걸 '금맥 발견'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직전까지는 아무 변화가 없어 보이니까, 다들 포기한다.
조금만 더 했으면…
그게 늘 아쉽다.


결과는 보통 바로 오지 않는다.
아주 조용히, 쌓이다가
딱 한 순간에 드러난다.
거기까지 버틴 아이만이 그것을 본다.

실제로 성적이 오르는 학생은 많지 않다.
그만큼 이 길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가는 사람만이
결국 금맥을 발견한다.

행하는 사람만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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