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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 Aug 26. 2020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딸이 네 살이 될 무렵, 나는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둘이 가는 여행이었다면 가지 못했을 것이다.

운전을 못 했었고 여행을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딸에게 좋은 곳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빠가 없어도 남들가는 여행을 가보고 싶었다.


비수기일 때 여행을 자주 다니는 친구의 가족과 함께 떠났다.

덕분에 편하게 저렴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하늘색 빛의 바다를 보았 밤하늘에 비행기가 연달아 이륙하는 모습도 지켜보았다. 아쿠아리움은 아이들을 위해서 갔었는데 큰 물고기를 보며 신기해하고 좋아했었다. 이국적인 제주도의 모습에 바쁘고 힘들었던 일상을 잠시 떠났음에 행복했던 것 같다.


하지만 여행은 저렴하게 가더라도 목돈이 나가서 한 달 동안 아끼며 살아야 했다. 

 

어느 날 딸과 동네의 작은 공원에서 놀고 있었는데 저녁이 되어 오자 해가 노을을 그리며 내려앉았고 붉은 노을에 아이를 꼭 안고 행복함을 느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두고 내가 잠깐 멀리 가서 보고 왔구나, 제주도의 저녁도 이랬었지.’


그때의 기억에 행복하고, 가까이 있는 행복에도 감사했다.

 

“새벽에 뜨는 해를 본 적이 있는가,

아침에 떠있는 해는,

오후 한낮에 떠 있는 해는,

저녁에 지는 해도 모두 다른 모습이다. “

 

가까이에서도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밤하늘에 별을 보며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멀리 가지도 않아도 내가 있는 곳이 풍경이 될 수 있다.

 


<사진-2015년 3층 원룸에서 본 무지개>


 팁! 박웅현 님의 “책은 도끼다” 책을 좋아한다.

좋은 구절들이 너무 많다.

책 속에서 시를  소개하는데,



봄이 어디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정작 봄은 우리 집 매화나무 가지에 걸려 있었네.



는 이 구절을 너무 좋아한다.

행복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건강하게 사는 것도 행복이고 아이와 같이 보내는 시간도 행복이고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행복이며 숨 쉬는 것, 걷는 것, 글을 쓰는 것, 듣는 것 모두 행복이다. 내가 있는 곳이 풍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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