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일
약 한 달 만입니다.
다들 무탈히 지내셨는지요?
저도 그럭저럭 잘 살아 있습니다.
요즘은 곧 출간될 책을 수정하고 주말엔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 물론 평일에는 회사를 가고요. 보통은 주말에 약속이 별로 없는 편인데(?) 이번 달은 이상하게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만나자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집에만 있으면 무용한 생각을 하게 되는 탓에 일부러 밖에 나오고 사람을 만났습니다. 저는 이해하지 못하는 대상이 생기면 거기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어요. 어떻게든 이해해보고 싶거든요. 이것이 학문이나 일이라면 꽤 좋은 버릇이겠으나, 사람인 경우에는 결국 이해를 포기하고 상대를 미워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을 미워하는 일을 잘하지 못해서 결국에는 자기혐오에 빠집니다. 왜 나는 이걸 이해하지 못하지? 나는 왜 속이 좁을까? 내가 그때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저는 이 일이 매우 쓸데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지인들도 제가 속이 좁은 게 아니며 누구라도 이해하지 못할 일, 이라고 했으니 딱히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죠.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아도 어차피 끝난 일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져서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을 작은 해프닝이겠죠.
요즘은 사진을 자주 찍으러 다닙니다. 여전히 잘 못 찍습니다. 그래도 좋아요. 제가 사진을 잘 찍을 줄 알았다면 사진을 좋아하지 않았을 거예요.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상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사랑에 빠지는 것이에요. 상대를 너무 잘 알고 있다면 사랑에 빠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잘 모르는 채로 시작했다가 알게 되면서 멀어지고... 종국에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 일- 이 연애가 아니겠습니까?
이 편지가 이상하게 흘러가는군요. 저는 지금 동네의 한 작은 서점에서 1일 책방지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까지 원고를 고쳐야 하는데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아서 편지를 써봤어요. 8월의 첫날부터 비가 오네요. 턱턱 막힌다는 생각이 드는 7월이었는데, 8월은 그보다는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8월도 바쁘게 지낼 거예요. 책을 내고 나면 새로운 일을 할 것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수면 아래로 누군가가 잡아당긴다는 기분이 들어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우선은 원고부터 고치고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잘 지내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