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없는 퇴근 시간

by Minnesota

우리집은 지금 매우 조용하다.


화장실 환풍기 소리만 들릴 뿐이다.


나는 넓은 침대 위에 오른쪽만 차지하고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핸드폰만 쥐고 손가락만 까딱 거릴 뿐이다.


열심히 일하고 퇴근해서 집에 왔고 오늘도 영 시원찮게, 값보다 훨씬 만족감이 덜한 저녁을 먹었다.


남편은 여전히 집에 도착하지 못했다.


혼자 있는 평일 밤은 어쩌면 내가 결혼하지 않고 독립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남편이 오면 조금은 시끌벅적해지고 집에 온기도 좀 더 흐른다.


나는 모든 체력과 집중력을 회사에서 쏟아 붓고서 집에서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고요한 밤이다.


남편이 드디어 도착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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