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이야기 2부

by Minnesota


친구랑 딱 5년만에 만나서 두시간 반 가량 쉬지 않고 수다떨다 헤어졌다.


여고 동창이기 때문에 우리는 약 15년 정도 알고 지냈다.


그 사이에 친구는 벌써 독일에서 산지 10년이 되었고 독일어도 유창하게 잘 할 것이다.


임상 심리학 석사까지 마치고 지금은 상담을 업으로 삼고 있다.


사실 아무리 이야기해줘도 내가 상상하기엔 한계가 있는 친구의 독일 이야기가 난 낯설지만 참 좋았다.


한참을 떠들다가 가방에서 주섬주섬 밀카 초콜렛과 축의금 봉투를 꺼내는 친구.


그때 꼭 축의금 주고 싶었는데 못줬어 라며 건네주길래 나는 깜짝 놀라기도 하고 이걸 받아도 되나 싶었다.


나는 이미 식을 치른지 너무 오래된 기분이었고 이걸 받으려고 만난게 아닌데 싶었다.


우리는 좀 더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수많은 인파속에서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선 헤어져 집에 왔고 나는 체력이 후달려서 영화는 내일 보자고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오늘 남은 시간은 집에서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친구는 그대로였다. 보기 좋아진 것 같다.


친구가 건네준 축의금 봉투엔 5만원이 네 장이나 들어있었다. 뭘 이렇게 거금을 주냐고 카톡을 남겼다.


고마운데 마음이 또 안 좋았다. 이런 거금까지 바라지도 않고 있었고, 사실 축의금을 줬나 안줬나의 생각을 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도 예전부터 거슬러올라간 사이인지라 나는 서슴지않고 이 얘기 저 얘기를 했다.


앞으론 왠만하면 매년 한번은 한국 온다고 하길래 다행이다 싶었다. 다음 5년 후엔 너무 늙었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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