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만나기 시작한 남자친구와 곧 백일을 맞는다.
사실, 아무런 확신 없이 시작한 관계였기에
그리고 변덕스러운 내 성격을 알기에
백일을 맞게될 줄 몰랐다.
그렇게 다음주면 백일을 맞게된다.
장기간 연애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고작 백일이겠지만, 나같이 짧게 충동적으로 하는 연애에 익숙한 사람에겐, 백일의 의미가 크다.
그런데 오늘은 꼭 헤어진 기분이다.
지금껏 참 많이 싸우긴 했다. 사실상 어제도 싸우고 화해했으니 말이다.
만나면 만날수록 나는 이 사람에게 길들여지고 있고 나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계속해서 나에게 잘해주길 바라지만 상대는 거꾸로 이제 어느 정도 만났으니 조금 느슨해져도 이해해주겠거니 한다.
당연한 순차를 밟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오늘, 헤어진 것만 같은 기분이다.
평소와 다르게 일어났다는 연락이 없었고
오후 다섯시가 다 되어 내가 먼저 전화를 했지만
씻느라 못 받았다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그 사람에게 크게 실망했고, 나는 역시나. 그렇구나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미 꼭 헤어진것만 같다.
그냥 걷고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