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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May 06. 2024

고백

고백하자면, 나는 내가 키우는 개가 그렇게까진 좋지 않다.

이 글은 일종의 고백이다. 솔직히 수많은 애견인들 눈엔 이 글이 얼마나 눈엣가시처럼 느껴질까 싶다.


키운지 3달째가 되어 간다.

3개월차에 데리고 온 내 개는 블랙 래브라도 + 진도인 잡종견이다.

애기때는 내가 좋아하는 떡 같이 말랑한 형태였다.

그러나 무럭무럭 자라난 지금은 아주 깡마르고 길쭉한 몸을 가진 개다.

밥을 아무리 자주 많이 먹여도 살이 전혀 안 찐다.


내가 개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은 이유는,

첫째로 나를 귀찮게 한다.


매일 아침마다 나한테 와서 내가 만져주면 90프로는 오줌을 지린다.

내가 자주 혼내서 나를 무서워해서 그러는건지 모르겠다만 아무튼 그렇다.

그러면 나는 아침의 시작을 개 오줌 닦는것으로 시작해야한다.


둘째는 씻겨도 씻겨도 무조건 나는 개 냄새 때문이다.

비린내가 너무 강해서 아무리 귀찮아도 무조건 1일 1목욕을 시키지만 없어지지 않는 개 고유의 냄새가 싫다.

나는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라 디퓨저, 향초를 무조건 구비해두는 사람인데 개는 언제나 냄새가 난다.


셋째는 나를 바라보는 눈이 싫다.

사람은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하는지 대강 알 수 있다.

원래부터 나는 그랬다. 개는 잘 모르겠다. 어두컴컴한 거실에서 나를 바라보는 그 눈이 도대체 뭘 표현하는건지 모르겠다. 이해할 수가 없어서 싫다.


반면에 남편은 무한한 애정으로 개를 보살핀다.

개도 당연히 남편을 나보단 훨씬 '편하게' 생각한다.

남편은 개의 플레이메이트가 되어 준다. 

나는 절대 그렇게 되어 줄수가 없다. 


산책을 시키고 목욕을 시키지만 무한한 애정은 생기지 않는다.

솔직히 귀찮을때가 훨씬 많다.

귀엽다기보단 귀찮다.


책임져야 하는 생물일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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