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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May 21. 2024

무제

내 강아지는 여전히 인기가 많다.

동네에 데리고 나가면 공짜 간식을 한개도 아니고 두개씩이나 얻어 먹는다. 감사함은 내가 개 대신 표현한다.

간식을 나눠주는 주인을 물끄러미 보는 주인의 개가 굉장히 의젓해보인다. 내 강아지는 언제 저렇게 될까.


어제는 모든게 다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굉장히 동요됐다. 그렇게 결국, 절대 연락하지 않겠다 생각했던 엄마에게 연락해서 그간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그런가, 다섯시경에 시작한 통화가 3시간 후인 남편이 퇴근해서 집에 도착할때까지 이어졌다.


아무때나 집에 들르란 말에 살쪘단 이야기만 안하면 가겠다고 했다. 그 사이 키우게 된 강아지 사진도 보여줬다. 서로 다녀온 절 사진도 공유했다.


어제 뜬금없이 엄마를 찾은 이유는 단 하나다.

좋은 일이 있는데 그걸 마땅히 나눌 사람이 없었다.

아는 지인들에게 이야기해도 충족이 안됐다.

이 소식에 제일 기뻐할 사람에게 나누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연락한듯 하다.


공원에 앉아 광합성을 하는 사이 내 개는 몸에 온갖 흙더미를 묻히고 논다. 뭘 저렇게 핥아대는지 모르겠다. 내 눈엔 안보이는 무언가가 바닥에 붙어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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