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nesota Sep 01. 2024

무제

어제는 개가 낑낑거려서 강제로 6시 전에 기상했다.

남편과 7시에 문여는 동네 카페로 향했다. 개가 이 동네 개들이랑 다른 생김새에 이미 와계신 할배 손님들이 개에게 관심이 많았나보다.


나는 야외 자리에 앉아 그들을 등지고 있어서 사실 그들의 눈초리가 어딜 향하는지 관심이 없었다.

커피 한잔에 토스트 한장을 먹을 수 있는 그곳에서 나는 남편이 개에게 식빵을 던지며 훈육하는걸 보고, 내 입에도 빵을 넣었다.


날이 꽤 덥다 여전히.

돌아와서 씻고 바로 남편에게 김치볶음밥을 해달라 했다. 한참을 먹고선 11:20 예약해둔 눈썹 왁싱을 받으러갔다.


헬스장에 화장품 파우치를 놓고온터라 파운데이션 샘플 하나를 겨우 찾아 대충 화장을 했다. 맨날 반바지에 남편 티셔츠 하나 입다가 그정도만 화장을 해줘도 남편이 참 좋아하더라.


평일엔 어쩔수없이 속옷 갖춰입고 꾸미고 다니지만 주말만큼은 내 몸에 자유를 주고 싶었던 나인데, 왠지 어제만큼은 귀찮아도 꾸미자싶어서 그러고 나갔다.


우리는 삼각산 도선사에 갔다. 평소보다 두세시간 일삑 도착했기에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그러고선 우여곡절 끝에 수타면을 직접 뽑는 짜장면 집에 가서 짜장면 두 그릇에 탕수육 소짜를 먹었다.


지난번에도 갔던 부암동 스코프에 갔더니 만석이어서 럼버잭이란 카페로 가서 앉았다. 7500짜리 에이드를 시켰는데 거의 항아리만큼 큰 잔에 진짜 오렌지와 자몽을 서걱서걱 설어서 슬라이스를 채워넣은 에이드가 나왔다.


부암동은 동네가 괜찮다.

나는 아무래도 종로가 좋은가보다.


거기서 대사관로를 통해 집에 왔고 오자마자 남편 머리 염색을 하고 미용실로 다시 향했느나 예약을 오늘로 변경했다. 왜냐면 도로통제 때문인지 10분거리가 30분거리로 나왔고 거의 기어가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시킨 커피를 이미 다 마셔버리고 집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있다. 가을 바람이 시원하다.

개는 내가 앉은 벤치 아래있다. 개가 우울해보여서 데리고 나온것이다.


8월이 참으로 길었는데,

드디어 9월이다.

작가의 이전글 무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