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by Minnesota

어제는 스승의 날이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 지도교수님께 무언가 따로 선물을 해야할까? 오바인가? 문자를 보낼까? 하지말까?


나라는 사람이 원체 표현에 서툰 사람이다.

부모님도 표현에 서툰 사람들이고 그들 밑에서 큰 나는 더더욱 그렇다.

하여간 그래도 고민 끝에 메세지는 적어 보냈다.


교수님은 거의 70프로 정도는 메세지를 읽고 답변을 안하신다.

처음엔 충격을 받긴 했으나 이젠 좀 익숙하다. (석사를 그 분께 지도받은 동기말론 원래 그러신단다.)


하여간 그래서 이번에도 답변이 없으시려나 했는데 '고마워요.'라고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음, 짧긴 하지만서도 꽤나 울림이 있는 답변이다 생각했다.

오늘은 집에서 할일이 없고 노트북을 켜서 페이스북에 접속했다.


여전히 나는 교수님께 친추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글을 모두읽기로 공개하는 교수님의 글은 틈틈히 확인한다.

보아하니 스승의날에 꽃도 받으시고, 선물도 받으시고, 나처럼 메세지를 보낸 친구들도 많은 듯 하다.


하기사 교수님은 한 평생 교수로 살아오신 분이고 나는 이제 갓 박사 진학한 학생이다.


메세지라도 보냈으니 됐다 싶다.

처음부터 너무 과하면 부담스럽지 않을까라는 나만의 생각이다.


근래 교수님이 내 머리속 지분의 60프로 이상을 차지하고 계신다.

나머지 20은 논문 나머지 20은 회사와 일이다.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든 메세지를 보내든 뭘 하든 항상 고민이 많다.

아직 나에 대해 잘 모르는 교수님께 무언가 잘못된 인상을 남길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대해 굉장히 곱씹는 버릇이 생겼다.

그냥 좀 넘어가도 될법한데 성격이 성격인지라 그렇게 잘 안된다.


눈썹이 무성해졌다. 눈썹 왁싱 받으러갈 때가 온 것이다.

벌써 5월 4째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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