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지난주 금요일 연차를 냈고 월요일에 돌아와보니 할거는 많고 신경쓸건 산적해 있었다.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해결해나갔고 그러고 집에 갔더니 기진맥진이다.

물론 샤워를 하면 개운해지지만 그렇다고 소진된 상태가 해소되는건 아니다.

월요일 하루동안의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는지 밤에 잠을 설쳤다. 세네번 중간에 깼다.

아침에 1시간 가량 일찍 출근해 운동을 한다.

원래는 1층 커피머신으로 아아에 샷을 추가해 마시는데 요새 들어 상사가 먼저 내려와있더라.

커피 머신 사용조차 나에게 질 수 없다 생각하나보다.

내일 있을 회의 준비자료를 나는 어제 오전에 제일 먼저 했고 공유했다.

아침에 낯빛을 보아하니 말걸지 말아줘의 표정이었고, 운동하고 돌아오니 그 자료를 올려둔 상사를 보면서 별것도 아닌 것에 저렇게 경쟁심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 내 상사라는게 참으로 우습다.

모든 것을 본인이 먼저 해야한다는 이상야릇한 경쟁심리가 있나보다.

어제 고군분투한 덕분에 오늘 나는 할 것이 없다.

토요일 1교시 개인 발표 준비를 완료해두었고 팀프로젝트 관련 내가 해야할 사항은 어제 다 보냈다.

그래서 오늘은 마지막 남은 휴가인 반차를 썼다.

시네큐브에 가서 홍상수 영화를 보려 한다. 그 영화는 상영관이 많지 않아서 어떻게 봐야하나 고민만 하고 있던 영화다.

오늘은 그래서 쉬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해야 할게 없는 상태에서 강제성을 부여하고 싶지 않다.

이미 운동도 했고 좀 전에 살짝 산책도 다녀왔으며 회사 주변에 절에 들러 부처님께 오랜만에 절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불편한 마음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는다.

그래도 한다.

어떤 유튜버가 올린 영상의 제목이 인상적이다.

'후회 없이 살려면 목숨을 걸어라'라는 말이다.

유튜버 본인도 그 말을 돌이켜 생각해보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고 한다.

나는 어제 그 영상을 발견했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있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간간히 생각해보았다.

다행이도 나는 후회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다.

팀으로서 협력할 사안에 대해서는 최대한 협조적으로 움직인다.

나 혼자 해내야 할 사항은 나 스스로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제일 집중하기 좋은 때를 노려서 해낸다.

오늘만해도 이런 날에 굳이 회사에 남아서 자리를 메꿀 이유가 없다.

바깥 날씨는 습도가 낮고 화창하며 봄 바람이 솔솔 분다.

할 것을 했으면 나를 위한 시간도 가지는게 후회없는 삶이 아닐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