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by Minnesota

집이 조용하다. 새벽 5시쯤부터 깨서 남편과 강아지가 있는 방에 들어가서 1시간 동안 그냥 누워있다가 어느순간 잠들었다가 다시 깼다. 남편은 농구하러 갔다. 새벽에 깼을때 산더미처럼 쌓인 세탁기를 돌렸었고 일어나서 빨래를 넌다. 굉장히 조용하다.


강아지는 원래도 소리를 안내는 조용한 아인데 산책을 다녀왔으니 이제 잠들 일만 남았다.

내 곁에 꼭 달라붙어서 숨만 고요히 내쉰다.

이렇게 아침부터 혼자있는 상태가 너무 오랜만이다.

물론 10월 한달간 집에서 쉬었지만 그때도 쉬었다고 하기엔 매일 논문 수정하느라 스트레스를 받고 9시부터 각잡고 오후 내내 앉아있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밖에서 사먹는 커피 대신 빨리 소진해버려야 하는 커피를 내렸다.

오늘은 뭘할까 싶다. 어느 정도 학기가 마무리가 되어 간다.

이제 딱 한번의 발표만 남아 있다.


어제는 집에와서 남편과 통닭에 소맥을 먹었다.

소맥 먹고 나면 다음날 배가 아픈데 맛있게 기분좋게 먹어서 그런지 오늘 멀쩡하기만 하다.

우리 부부는 결혼 초기를 제외하곤 집에서 술을 먹는 일이 거의 없는데 어제는 어쩐 일인지 맥주만 사러갔던 남편이 소주도 사왔다.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는 말을 올해 2번이나 각기 다른 사람에게 들었다.

한명은 전 직장 사람, 다른 한명은 지도교수님

전 직장 사람은 아예 럭비공이라고 이름까지 붙여주었다.


내가 그 정도로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인가 싶다.

잘 모르겠다.


사실 지금도 나는 할 일 없는 이 아침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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