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아무리 즐거운 여행을 보냈다 할지라도 나는 이미 현실이다.
눈을 떴고 꿈에 교수님이 나왔던 것 같다.
강아지랑 같이 나가서 커피를 사왔고, 커피를 마셔도 cheer up되지 않았다.
교수님께 편지를 쓰려고 사뒀던 편지지를 뜯어서 남편에게 편지 한장을 썼다.
감자를 씻어서 감자 스프를 만들었고 닭가슴살, 감자, 양파, 버섯을 넣고 카레를 한 솥 끓였다.
아무 생각 없이 요리만 했고 배경음악처럼 그레이 아나토미를 틀어뒀다.
겨울 내내 그레이 아나토미와 함께 한다.
강아지는 내 옆에서 나를 계속 지켜본다.
그레이 아나토미를 보는 이유는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병원에서 외과의들은 실패를 맛보고 사랑에 실패하고 울고 술을 마시고 실수를 한다. 그들도 나와 똑같은 사람인 것이다.
교수님께 편지를 쓰겠다고 편지지를 산게 목요일인데, 아직도 생각이 정리가 안됐다.
남편이 올때쯤 새우로 감바스까지 만들려고 준비해뒀다.
배는 전혀 안고픈데 이렇게 많은 음식을 하는 것은 요리 자체의 치유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12월 첫째주가 이렇게 고통으로 점철될 줄 누가 알았을까.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한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