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by Minnesota

페이스북에 아무것도 안 올리는데 과거에 올린 내 포스팅은 자주 확인한다.

볼 때마다 진짜 내가 이렇게 글을 썼나 싶을 정도로 낯설다.

물론 대부분이 20대 초반, 미국에 있을 때 올렸던 것인지라 많이 어릴 때였다.


가끔 내 과거를 떠올릴 때가 있다. 고백하자면 가끔이 아니라 하루에 10000번 정도 떠올린다.

일부러 노력해서 떠올리는게 아니라 내 뇌가 자꾸 과거를 되새김질 하는건지, 자꾸 흑역사를 끄집어 낸다.

간혹 나는 뇌의 불필요한 이 기능에 대해 생각한다. 대체 왜 자꾸 예전 일을 떠올리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10대의 나와 20대의 나는 전혀 달랐다. 20대의 나와 30대의 나도 당연히 다르다.

사람은 안 변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은 변한다. 증거는 바로 나라는 존재다.


내 40대는 어떨까. 그때도 나는 시시 때때로 원하지도 않는 과거에 대해 회상을 하며 어쩔 수 없이 곱씹어보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을까.


영어를 좋아했지만 영어를 일상에서 쓸 일이 아예 없다.

10대에 꽤나 큰 노력을 들여서 익힌 영어가 이렇게 쓸모없어진 것에 대해 큰 회한을 느껴야 할 것이다.

글쎄다. 그렇다기보단, 나는 내가 겁이 많고 용기가 없던 것에 회한이 크다.

용기를 좀 더 내서 미국에서 커피 서빙을 하면서라도 그곳에서 살아봤으면 어땠을까.

나한텐 그런 용기가 없었다.


이터널 선샤인이란 영화는 내가 아무리 처음부터 다시 새로 시작해도 끝까지 못보는 영화다.

나는 로맨틱 코미디를 싫어한다. 특히 눈물을 쥐어짜는 슬픈 영화는 혐오한다.

그래서 그런걸지도 모른다. 하여간 그 영화에서 남자는 여자에 대한 기억을 지운다. 그러나 아무리 지워도 그녀에 대한 아주 작은 기억 조각이 다시 되살아난다.


그런 느낌이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나 자신은 자발적으로 자꾸 과거를 되새김질한다.

그 과정에서 고통을 느끼는데, 이 과정을 죽을때까지 반복해야한다는게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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