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식으로 하루를 보내보려 한다. 예를 들자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밖에 나가서 산책하지 않고 책을 읽는다던지, 안방이나 서재가 아닌 자고 일어난 침실에 그대로 있다던지.
남편과 함께 7시 40분쯤 밖으로 나섰고 커피를 사왔다.
평소와 다르게 나는 배터리가 30프로도 채 남지 않은 폰은 침실 충전기에 꽂고 다른 방으로 이동한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쓴 소설을 읽고 있다. 그녀가 쓴 작품이 원작인 HBO 드라마는 나를 작년 하반기에 한번 살렸고, 지금은 그녀가 쓴 또 다른 작품이 이 지난한 시기를 버티게 해준다.
오늘 눈을 떴을 때 내가 꾼 꿈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미국이었고 미국에서 카약을 타는 곳에 갔으며, 나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으나 또 다른 남자친구 B와 그곳에 합류했다. 똑같은 꿈을 2번 반복한 것 같다. 두번째에서 나는 카약을 타는 폭포인지 강인지 모를 그곳에 당도한 방식이 비정상적이었다. 아주 높은 곳에서 다이빙하듯이 물로 떨어졌다. 떨어지는 내내 그 감각이 기억될 정도로 슬로우모션이었다. 꿈 속의 기존 남자친구는 실제로 나와 사귀었던 남자친구 중 한 명이었고 그 사람은 내가 누구보다도 좋아했던 사람 중 하나인데 그 사람에 대한 꿈은 살면서 처음 꾼 것 같다. 또 다른 남자친구 B는 사귄적은 없지만 썸은 탔던 사람이었고 그 사람에 대한 꿈도 꿔본 일이 없었다.
꿈에 파묻혀서 헤메이는 동안 남편은 나를 깨웠고 잠시 나와 함께 누웠다.
그리곤 선크림도 바르지 않고 남편과 함께 길을 나섰는데 여전히 내가 꿈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남편은 회사로 가고 나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책을 50분 정도 읽으면서 꿈을 잠시 잊었다.
그리고 노트북을 켜 이 글을 쓰는 중에 다시 꿈에 대해 떠올랐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은 좋은 꿈이라는 얘기를 나도, 내 남편도 어디선가에서 들었다.
이 방에서는 아침 내내 온갖 새들이 우는 소리가 아주 가까이에서 들린다.
지금은 까마귀와 멧비둘기가 번갈아가면서 운다. 나는 새를 좋아한다.
새는 아주 아름다운 동물 중 하나인데 가까이서 관찰하기 매우 어려운 동물이지만 나는 새를 매우 사랑한다.
특히 동네의 까마귀는 풍채가 매우 좋고 성량이 우렁찬만큼 굉장히 위풍당당한 모습이다.
나는 작은 몸집의 참새, 박새를 아주 좋아하는데 그들은 겁이 많아서인지 내가 다가갈때면 바로 날아가버린다. 수많은 이름 모를 새가 동네의 아침을 채운다.
지금도 새의 소리를 듣고 있다. 한동안 원래 하던 행동은 하지 않고 안 하던 행동을 해보려고 한다.
일종의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대단한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금씩 루틴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어제 밤에는 일요일의 시작과 함께 나를 감쌌던 불안감에 대해 남편에게 토로했다.
같이 카페에 갔을 때는 주변에 사람이 많아서였는지 별 말을 하지 않고 있었으나, 결국 밤에 토로했다.
그러나 어느 선까지 나를 이해했을지는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