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olutionary Road

by Minnesota

계속 글을 쓰고 싶었다.


일상은 tedious하기 그지없지만, 매일 쓰고 싶은 말이 생긴다는게 놀랍다.


그렇게나 가기 싫었던 워크숍을 다녀왔다.


사실은 쟤가 다른 곳에 가서 잘 적응하고있을려나 하는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을 사람들을 잘 알면서


나는 아무렇지 않게 웃고 떠들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척'했다.


매 순간이 숨막혔고 매 순간이 끔찍했다.


어떤 사람의 글을 읽었는데, 그 사람은 매번 회사 체육대회에 이리저리 핑계를 대고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나도 그러고 싶었다. 정말 그러고 싶었지만, 댈 수 있는 핑계가 내 눈에도 조잡스러워 보였으며


이번에 회피해버리면 나는 계속해서 도망쳐버릴 인간임을 알아서 꿋꿋이 다녀왔고, 아무 일도 없었다.


그 사이에 나는 일주일간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고 있다.


이제 만난지 일주일 남짓되는 사람은 나보다 10살 많고 미국에서 15년동안 살았던 사람이다.


일주일동안 만나보니 어떠냐는 나의 질문에 너랑 나는 정말 다르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좋다고 했다.


그 사람은 이제껏 내가 만난 사람과는 많이 다르다.


번듯한 직장이 있지도 않고 내가 생각하는 'future husband' 이상향에 걸맞다고 보기 어려운 사람이다.


온 몸에 타투가 있고 나처럼 이 시기엔 이 걸 해야만해 라는 강박증적인 사고 방식을 찾아볼 수 없는 free soul이다.


한편으론 그래서 마음에 들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그래서 걱정이 되기도 한다.


대화를 많이 한다. 전화로 하고 만나서도 하고 중구난방식의 주제로 대화를 한다.


대화를 하고 사랑을 나누고 밥을 먹고 멍때린다.


연애는 그 4가지만 잘하면 된다. 그런데 결혼은?


결혼은 다른 문제고, 만난지 1주일도 되기 전부터 그 사람은 결혼 얘길 했고 본인의 현실에 대해선 어제 털어놓았다.


나는 당황하지 않은 척 했지만 오늘 이렇게 일주일이 지나서 나 혼자 집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영화를 보다보니


이러 저러한 생각이든다.


하필이면 우연히 고른 영화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레볼루셔너리 로드'다.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미루다가 이제서야 본 영화가 이거라니,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지난주에 극장에서 본 해피 어게인이란 영화는 내 기대와는 다르게, 보고나서 '해피 어게인'하지 않았다.


그는 나보고 지금에 머무르지 말고 더 나은걸 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격려했다.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는데 저 사람은 어쩜 저렇게 확신에 차서 나의 가능성에 대해 논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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