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없이 잘 지냅니다.

by Minnesota

오늘은 본사로 교육을 들으러 갔다.


현장 출퇴근이라 꿀 빠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요 며칠은 매일 일-집을 반복했는데, 오늘 같은 날만큼은 다르게 보내고 싶었다.


반차를 쓴 날이나 오늘처럼 오후 자투리 서너시간이 남는 날이면 난 어김없이 여의도에 온다.


마침 썸머 세일이 한창이더라. 둘러보던 차에, Charles & Keith 도 할인이라 매장에 들어갔다.


그때 야 너 뭐야 ㅋㅋㅋ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친한 언니가 등장.


바로 어제 내가 만날 수 있는지 카톡했던 언니가 눈 앞에 있었다.


얼떨결에 40% 할인 하던 가방을 구매하고 매니저의 양해로 스타벅스에서 잠시나마 수다를 떨었다.


언니는 대번에 내가 잘 살고 있음을 알아보더라.


역시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알아온 사람인지라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못 살고 있는 지 정도는


내 얼굴빛 3초만 보고도 알아차리더라.


서로 사는 얘기 주고 받다가 언니는 다시 일 하러 간다며 일어섰다.


나는 주섬주섬 노트북을 켜고 이직 자리를 알아본다.


분명 지금 내가 다니는 곳은 워라밸도 보장되고 사무실 사람들도 좋다.


그런대도, 더 나은 곳을 더 늦기 전에 찾아야 한단 압박감이 있다.


오늘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점심에 회사 선배가 사준 폴바셋 커피와 마들렌,


그리고 친한 언니가 사준 스타벅스 아이스 커피와 함께하는 정말 꿀 빠는 날인듯 하다.


회사에서 입을 옷도 사긴 해야하는데 생각지도 않게 가방 하나를 덜컥 사버린지라, 과소비 걱정이 된다.


그래도, 언니 말마따나 정말 3월에 비하면 4개월이 흐른 지금 나는 아무 걱정 없이 잘 살고 있는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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