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1

by Minnesota

나는 남들보다 점쟁이나 사주쟁이 고르는 솜씨가 좋지 못한 것 같다.


4만원 주고 사주 상담 받은 분의 말로는 7월동안 고생 많았고 8월은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글쎄, 8월 한달 간 직장, 가족 모두 산산조각났다.


그 와중에 간신히 붙들고 있던 건 연애 관계인데, 이 마저도 풍전등화이다.


오늘은 드디어 9월이다.


아침부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정확히 말하면 아침이라고 하기엔 늦은 11시 40분 넘어서 전화가 한번 걸려왔고 나는 받지 않았다.


잠시, 택배 아저씨한테 온 전화겠거니 했다.


이 번호는 2주 전에 변경한 번호라서 내가 일부러 알려준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알지 못하는 번호다.


그래서인지 그 전화를 받기가 께름칙했다.


'부재중 연락이 와 있어서 문자드립니다.'


라고 회신했더니 다시 전화가 왔고, 나는 받지 않았다.


이제 일어나서 몽롱한 정신에 괜히 헛소리할까 두려웠고 샤워를 해서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냥, 받기가 싫었다.


알고보니 면접을 보러오라는 문자였다. 살다살다 일요일에 개인 번호로 면접 통보를 하는 곳은 처음 봤다.


그러고선 몇시간이 흘렀고 나는 비몽사몽한 상태였다.


계속해서 밤을 제대로 못 잤다. 아침에도 설잠을 잤다.


그냥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다시 걸으러 나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싸울만한 거리가 아니었는데 남자친구와 길고 긴 통화로 싸웠다.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나는 기분이다. 머리는 지끈거렸고 전화기를 붙든 팔은 아파왔다.


이렇게 또 하루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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