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부턴가, 이상하게 같이 있을 때면 남자친구에게 노래를 불러줬다.
"사랑하는 강아지,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 노래에 사랑하는 강아지를 넣어서 불러줬다. 딱 한 소절만.
왜 그랬는지 알 수가 없다. 그냥 불러주고 싶었고 그냥 '사랑하는 강아지'라고 부르고 싶었나보다.
8월 1일 내 생일을 그 사람이랑 행복하게 보냈다.
내가 원하는 그대로의 계획을 준비하느라 그 사람은 얼마나 바빴을까.
그리고 얼마나 쪼들렸을까싶다. 샴페인에 랍스터 뷔페에 목걸이에 케익에 호텔까지.
내가 나열한 저 모든 것 중에 내가 강조한건 샴페인 하나였다. 그냥 모에 샹동을 생일에 마시고싶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나는 휴가를 내고 같이 생일을 보냈었다.
그 후로 자꾸 저 노래가 입에 붙어 있었다. 나도 언젠간 이 사람이 원하는 생일파티를 해주고 싶었나보다.
그랬는데 헤어졌다. 허망하게.
사랑하는 강아지라고 부를 사람이 더 이상 내 옆에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꼭 올해 12월 그 사람의 생일을 같이 보내고 싶었는데.
대신에 나는 이번주에 다른 사람의 생일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생일 선물을 고르면서 마음이 적잖이 힘들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강아지의 생일을 챙겨주려고 했는데 그 사람은 더 이상 내 옆에 없으니까.
나는 이제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챙겨야 한다.
그렇게 되어버렸고 이것 또한 내 선택이니까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