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에 대하여

by Minnesota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제한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가장 먼저 나는 SNS에 왠만해선 내 소식을 올리지 않는다.


물론 결혼 준비 과정에서 종종 사진을 올리기도 했지만 그 마저도 볼 수 있는 인원을 지극히 한정적으로 제한해두었다.


내가 하는 SNS는 이미 그 인기가 시들해진지 한 참 된 페북 뿐이다.


인스타그램은 계정은 만들어뒀던 것 같지만 한번도 그 계정에 무언가 올린 적도 없고 남의 것을 구경할 생각도 없다.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예정이다.


페북 또한 종종 친구신청이 들어오면 수락은 하지만 내 게시물을 볼 수 없는 위치로서 수락한다.


그마저도 사실상 대학원 인맥일뿐이고, 극히 한정적인 숫자에 불과하니까 결론은 나는 SNS를 안 하는 것과 다름없다.


바프를 찍겠다고 아둥바둥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바프 사진을 올릴 SNS도 안 하면서 뭐 하는건가 싶을 때도 있지만 내가 내 SNS 팔로워에게 보여주기 위해 몸을 관리하는게 아니지 않나 싶다.


두 번째 제한은 TV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훨씬 이전부터 TV를 안 보기 시작했다.


이유라 치자면, TV 속 드라마나 쇼 프로그램에 흥미가 안 생겼다.


부모님 집에서 살 때도 나는 항상 유선 채널에서 외국 프로그램이나 외국 영화만 봤다.


오죽하면 아빠가 내가 보는 TV프로그램을 보면서 "얘는 항상 이상한거만 봐."라고 할까.


내가 한국 정서에 그리 맞지 않는 것 같단 생각은 20대가 되기 이전부터였고 나의 인생에서 TV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결혼 후에 TV를 퇴근 후에 습관처럼 보던 남편과 TV에 대해 자주 다퉜다.


결론은 내가 이긴 셈이다. 여전히 남편이 갖고 온 TV는 언제나 OFF 상태이다.


세 번째 제한은 글쎄다, 굳이 세 번째까지 쓰자면 '시간 낭비'다.


나는 원체 여자들끼리 하는 스몰 토크를 싫어한다. 여고생때도 그랬고 그래서 잘 안했다.


대학 때도 당시에 몰두했던 연애 이야기 빼고는 화장품, 가방, 옷에 대한 시시껄렁한 대화에 한 번도 심취해본 일이 없다.


모든 게 시간낭비로 여겨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어디서 봤는데, 하고싶지도 않은 말을 상대방과의 어색함을 해소하기 위해 말한다는 것 자체가 내 정신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사실인 듯 하다.


그래서 왠만해선 해당 장소에 존재하는 목적성에 부합하는 행동과 말 외에는 먼저 잘 꺼내는 일이 없다.


말은 많이 할 수록 실수하기 마련이다.


지금도 나는 회사에서는 일을 하거나 논문을 읽거나 과제를 하거나 하고 집에 돌아온다.


집에 와서는 아예 메신저를 잘 안 열어보고 집에 와서 해야할 일을 하고 멍때리며 쉬는 편이다.


시간 낭비를 극도로 혐오하는 사람으로서 외출할 때도 최단 경로로 움직이려 하고 한 번 나가서 일 처리를 다 하고 오고자 한다.


결론은 나는 내 삶에 '제한'을 많이 둔다.


내가 '잘' 살아가기 위해서 제한을 두는 것이고 나는 제한이 있는 내 삶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지금 내가 공허하거나 삶의 무의미를 느끼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잘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매 순간 현재에 집중하면서 살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제한이 나에게 있어서 매우 필수적인 요소이다.


운동을 하고 온통 몸이 쑤시는 상태에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는 계란 흰자 3개에 노른자 1개로 만든 에그 스크램블과 고구마, 방토를 먹고 나서 쓰는 글이다.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흐른다. 오늘 한 게 딱히 없는 것 같은데 벌써 10분 후면 오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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