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왜이리도 빨리가나 모르겠다. 맨날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타령만 하는 기분이다.
그도 그런게 시간 빨리간다는 말을 할 대상이 없다. 남편 붙잡고 이야기하기도 뭐하고,
친구랑 만나서는 주로 회사나 결혼 생활이야기만 하기 때문이다.
소소하게 카톡하는 지인이나 친구와는 그저 다이어트나 잡다한 이야기뿐, 시간 타령을 잘 안한다.
브런치만이 유일한 내 해우소인 듯 하다.
그래서, 5월의 마지막 날이 어땠는데라고 묻는다면 사실 할 말이 별로 없다.
전 날밤에 잠이 안 와서 결국 스튜디오에서 보내준 원본 파일 800장을 다 살펴보았고
그 중에 9장을 추려냈고, 자는 남편을 깨워서 내일 꼭 이쁜 사진을 골라달라고 말했다.
그렇게해서 오늘 점심경에 메일로 셀렉 사진 5장을 골라 스튜디오에 보냈고 수정에는 대략 3~4주가 걸린다고 한다.
아침엔 일어나기가 매우 싫었지만 8시에 아침 먹고 중국어 강의를 들었다.
끝나자마자 아침에 바쁜 일이 없어서 운동을 했고 이제는 운동하기가 대단한 일정이 아니라 루틴이 되어 버려서 무덤덤하게 했다. 끝나고나니 12시여서 12시 30분까지 예약해두었던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나는 유독 얼굴 전면을 뒤덮는 마스크팩을 받을 때 약간의 공포를 느낀다.
그래서 입은 막지 말아달라고 했는데도 초반에는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내가 피부 좋아지겠다고 이런 공포감을 매번 느껴야하나 싶었고 다음엔 그냥 하체관리만 받아야겠단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난 하체 붓는 것 때문에 여기에 돈을 쓴거니까.
다 끝나고 목이 너무 말라서 아아를 사들고 무작정 걸었다.
결국 오늘 14000보를 찍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업무 종료하고 그냥 반쯤 죽어 있었다.
배가 너무 고팠고 바디프로필 끝나고도 유지하기 위해서 애쓰는 수많은 사람들의 성공기와 실패기를 바라보며 조금은 무기력해졌다.
어제 갈비와 컵케익과 태국음식을 먹으니 곧바로 0.9가 쪄버렸으니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바디프로필 촬영 다음 날에 최소 2~3킬로 찌더라. 나는 선방한셈.)
아직 먹고싶은게 너무 많이 남았는데 그렇다고 평일에 흐트러져 버리면 순식간에 다시 몸은 불어날 것 같다.
내일은 회사 창립기념일인 6월 1일이라 또 회사에 안 간다.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지금은 줌 수업 출석을 해두었다. 듣고싶지도 않고 남아 있는 체력도 없어서 스피커와 카메라 다 오프다.
끝이 안 보이는 기분이다. 바프가 끝나도 여전히 식단을 해야만 조금이나마 유지에 가까워질 수 있을테니.
이번주 토요일 점심엔 오마카세를 먹으러 간다. 우와....
근데 토요일이 되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다.
게다가 수요일 점심엔 아마 일반식, 그것도 살 엄청 찌는 것으로 먹을 듯 해서 이것저것 미리부터 죄책감 파티 중이다.
내일은 그리고 뭘 해야하지 싶다. 운동을 해도 남은 시간 동안 뭘 하나 싶다.
책을 읽어도 되고 16주차 발표 자료를 만들어도 되겠다만.
일단은 오늘 잘 살아냈으니 된 거라고 생각할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