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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Apr 20. 2023

부모 참관수업

과다한 열정과 부끄러움의 차이

어제 아이들 학교 참관수업을 다녀왔다.


며칠 전부터 걱정 주머니를 한 아름 안고 있던 딸은 하루 전까지 걱정 눈물을 보이면서

엄마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맘에도 없는 말을 하더니, 급기야 학교를 안 가면

안되냐며, 훌쩍였다.


수업 준비를 같이 하는 모둠 친구들이 다들 소극적이라 혼자서 이런저런 걱정을

많이 하다가 결국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터트린 것 같다.


"괜챃아, 엄마는 우리 딸이 편안한 마음으로 즐겼으면 좋겠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엄마가 뒤에서 지켜줄 테니까,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무리 달래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쉽게 놓아지지 않는지 훌쩍거리다 잠이 들었다.


또 다른 아이...

"엄마 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어"

" 넌, 왜?"

"엄마랑 다른 부모님이 우리 교실에 와서 수업을 지켜본다고 하니까 심장이 막 두근거려"

"아!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너무 귀여운 녀석)


딸아이와 다르게 아들은 발표를 두려워하고 있다.

예민한 아들은 벌써부터 내일 부모님들의 시선에 가슴이 뛴다고 한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아이들은 너무도 다른 성향으로 부모 참관수업을

걱정하고 설레어하고 있는 듯하다.


긴장과 설레는 마음이 두려움과 걱정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다른 이유로 내일을 걱정하는 아이들 모습에 걱정이 되면서 대견하다.


아이들 아침 등굣길에 힘찬 응원을 보내고, 두 녀석 참관수업에 맞춰 부랴 부랴 학교를 향했다.


4년 만에 아이들 학교생활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설렘, 두근두근 방망이질하는

내 심장 소리를 느끼면서 어쩌면 아들은 나를 닮아 심장이 두근거렸을지도 모르겠다.


두 아이 참관수업 시간이 달라 여유 있게 아들 교실로 향했는데,

딸아이 전화가 왔다.


"엄마 나는 4교시에 참관수업하고 5교시도 해, 어떻게 해"

딸아이의 걱정스러운 목소리...., 걱정 마 엄마가 갈게...


오늘 참관수업은 아빠도 데리고 왔었다.

딸아이 졸업하기 전에 수업을 한 번은 봐야 하지 않겠냐는 내 말에 흔쾌히 휴가를 뺏었다.


덕분에 나는 딸아이 수업을 남편은 아들 수업을 참관할 수 있었다.


남편이 아들 수업을 참관하고 있는데 자꾸 맘이 허전하다.

아들의 모습도 지켜보고 싶은 욕심 ^^


딸아이는 걱정했던 것과 달리 너무도 잘하고 있었다.


욕심이 많은 아이, 뭐든 잘하고 싶은 아이,


아들은 겨우 한 마디하고 쪼르르 자리에 가서 앉았다고 한다.


부끄러움도 많고 두려움도 많은 아들,


두 아이의 성향은 엄마, 아빠 일 텐데... 우린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과 달랐던 그때의 나와 남편

오늘은 아이들 덕분에 흐뭇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시간이 주는 힘은 대단한 것 같다.

두 아이를 앞, 뒤로 업고 안도 출퇴근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


시간은 그냥 가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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