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과 가죽을 남기는 일 따위가 죽음 앞에서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김완, 죽은자의 집 청소)
나의 문장
팔순 노모를 모시고 별빛 축제를 다녀왔다. 차를 타고 가까운 거리 이동조차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나는 겨울 바다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겨울 바다는 내 욕심으로 남겨두고 지상에서 펼쳐진 별빛 축제로 향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엄마가 힘들어하실까 염려스러웠지만 꽁꽁 동여매고 아침고요 수목원으로 향했다.
“벨라도 이쁘다”
“오메 이라고 넓게 이쁘게 꾸밀라믄 얼매나 많은 사람이 고생했을까?”
“엄마, 그분들 덕분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눈부신 세상을 보고 있잖아요"
“그라네, 오메 눈이 부시게 이쁘고 세상 참 곱다. 기분이 최고다.”
눈이 휘둥그레지고 얼굴 가득 환한 빛으로 웃음을 담고 소녀처럼 좋아하는 엄마
살아서도 죽어서도 기억할 수 있는 추억 하나면 우리 삶이 그리 슬프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서로에게 충실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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