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이 다가오니 다시금 마음이 복잡하고 답답하다.
큰 결심을 하고 휴직을 택했지만, 한정적 휴직이기에 회사 소식에 세포들이 잠들어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다.
마음은 다시 일을 하고 싶지 않지만, 현실은 어서 가서 돈을 벌라고 떠민다.
욕심도, 열정도 많았는데 요즘 나는 내가 참 자신이 없다.
잘나진 못했어도 나름 자신감 있게 살아왔는데 몇 년 전부터 부족함이 참 많은 사람으로 느껴졌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나를 조금씩 잃어버린 게, 회사에서 내 생각과 주장은 없고 그저 팀장 지시에 "네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소심한 아줌마만 덩그러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멋진 워킹맘이 되고 싶었다.
잘 나가는 팀장으로 후배들에게 존경받고 싶었다.
그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믿음은 그저 나의 희망사항으로 변해갔고 믿었던 후배들은
하나 둘 회사를 떠났다.
후배들이 떠난 자리는 또 누군가로 채워졌지만, 나의 열정은 다시 되살아 나지 않았다.
인정욕구가 많았을까? 누구도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 같은 허탈함과 약간의 배신감.
나를 포장하고 여기 있다고 알리고 싶은데 그렇게 알려져서 새로운 일을 하는 것도 두려웠다.
점점 회사가 두려워지고 내 감정이 두려워지고 사람들 감정이 버거워지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소리치지 않아도 알아줬으면 하는 욕심!
나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그러나 매번 12월은 나에게 차가운 겨울바람이었다.
가슴을 후벼 파고, 한번 더 좌절하고 나의 부족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차가운 겨울바람.
긴 시간 한 번도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나를 안아준 사람이 없었다.
긴 시간 참 많은 후배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내 일처럼 챙겨주고 아껴줬는데,,,
어느 순간 그 보살핌을 나도 한번 받아보고 싶었다. 그것 조차도 12월은 나의 욕심이었다.
다시 12월이 되니 매년 느꼈던 차가운 겨울바람이 내 마음에 서리를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