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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Sep 03. 2023

그 사람, 지금 이 사람

당신도 변했구나~

자기와 다른 성격에 끌리는 것처럼 남편과 나는 전혀 다른 성격이다.

호탕하고 항상 웃는 얼굴, 자신감이 넘쳐서 뭐든 망설임 없이 질주하는 남자.

웃는 얼굴이 타인을 웃게 하는 웃상.  (내가 생각하는 남편의 장점)


회사에서 만나 지금까지 같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종종 직원들은

그가 남편이라고 하면 깜짝 놀라곤 한다.

남편도 같은 경험을 여러 번 했다고 했다.

이런 표정 ~~ 그도 그럴 것이 우린 정말 정 반대의 성격으로 남편과의 첫 만남은 유쾌하지 않았다.


출근 첫날.

'여기 주차하면 안 됩니다' '차 빼세요'

다짜고짜 차문을 두드리던 남자가 자꾸 차를 빼라고 언성을 높인다.

동네 양아치 같은 모습으로 주차 잘못했다고 언짢은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는 이상한 사람.

'누구세요, 저 여기 직원입니다. 주차를 어디에 해야 하나요?'  

경비아저씨라고 하기에는 너무 젊은 예의 없는 남자는 차 빼라는 소리만 무한 반복 했다.


아,, 누군지 궁금하지 않고 지금 차 들어오니까 얼른 차 빼요. 대화가 통하지 않은 불쾌한 남자.


총무실에 가서 하소연을 했더니 그 남자는 회사 직원이라고 했다.

이해는 가지 않았지만, 그 남자는 그렇게 무례한 사람으로 기억에서 지워져 갔다.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회사 탁구동호회.

반짝반짝 빛이 나게 환하게 웃으면서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남자. 이가 하얗고 웃는 얼굴이 입체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남자. "환영합니다" 대뜸 악수를 청하더니 나이가 비슷한 것 같다며 싱글벙글 웃는다.


시간이 많이 지난 어느 날 그 남자는 내 옆에서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야 마는 그 남자는,

퇴근길에 잔뜩 인상을 쓰고 있는 여직원을 보면서 결심했다고 한다.

'저 여직원은 왜 맨날 저렇게 심각할까, 내가 한번 웃게 해 줘야겠다'

그렇게 그 남자는 여직원에게 다가왔고, 한번 웃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평생 웃게 해 주겠다는 다짐으로 바뀌면서 세상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렇게 나를 웃게 하는 그 남자는 여전히 호탕한 웃음을 좋아한다.



엄마, 아빠가 삼촌 할아버지가 아빠 불편해하셔서 오늘 고모집 안 가신대.

아빠 너무 슬퍼 보여, 아들이 아빠를 걱정하면서 자기도 고모집 안 가도 된다고 나를 설득시킨다.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었다.

그냥 피곤해서 식구들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거라 생각했는데....

상대방이 자기를 불편해하든 말든 웃는 얼굴로 다가가하고자 하는 말은 속 시원하게 하고야 마는

그 남자가 변했다.


사람이 불편해도 피하는 법이 없이 정곡법을 택하던 남자가 이제는 피하는 법도 아는가 보다.

세월이 그 남자를 변하게 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마음 한편이 짠 하다.

그 남자도 이제 세월을 걸쳐 입고 살아가려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행복을 추구했던 그 남자가 나는 참 좋았는데,

그 행복에 묻어가면서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이젠 내가 그 남자를 안아줄 때가 된 것 같다.

당당하고 환하게 웃어 줘야지 ~



한 줄 요약 : 부족함을 채워가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 웃을 일 도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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