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복" 없는 사람이구나!
불로소득이 웬 말인가?
그대는 그저 현실에 충실하고 남의 것을 탐하지 말며,
노력한 만큼 딱 그만큼만 네 것이니라.
작디작은 사람은 세월의 나이만큼 한 뼘씩 또 작아진다.
마흔 중반이 되면 생활 안정권에서 나만의 '여유'를 즐기는 삶을 살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
사색을 즐기며, 지루하도록 고요한 곳에서 차를 음미하는 고즈넉한 삶을 꿈꾸었던 나는
여전히 하루살이처럼 사투를 벌이면서 자꾸 작아지는 내 안에서 매일 나와의 '싸움'에서
하루는 승자가 하루는 패잔병이 되어 돌아눕는다.
적당히 원망하는 삶에서 때로는 '포기' 하고 때로는 주저앉으려는 나에게 위로를 던지면서
살아가고 있다.
"터벅, 터벅" 힘겨운 몸을 이끌고 회사를 바라본다.
갈 길은 정해졌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 이대로 집에 가고 싶다.
그렇게 서서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는데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
결혼 전 만났던 회사 청소 아주머니,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세요?
"학교 가요"
작년부터 사이버대학교를 다니셔서 종종 새벽 청소 후 급하게 가실 때면 이렇게 마주친다.
"늦게 시작해서 그런지 참 힘든데, 그래도 늦은 건 아니겠죠"
엄지손을 치켜들고 대단하다고, 응원하겠다며 환하게 웃어드렸다.
아주머니는 나의 작은 응원에 더 큰 응원을 보내주셨다.
"아이들 많이 컸죠, 십 년이 넘은 것 같은데 여전히 씩씩하고 아이들도 예쁘게 잘 키우고 대단해요"
"예뻐요, 아침에 만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 말을 뒤로하고 바쁜 걸음으로 사라지셨다.
'멍' 때리고 있던 정신이 '번쩍'
회사 입사 후 친정엄마와 나이가 비슷해서 정이 갔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두 아이 낳고 키우는 동안 한결같이 그 자리에 계셨던 분이다.
나의 삼십 대, 사십 대를 지켜봐 주셨는데 여전히 곱다는 말에 '씩' 주책맞은 웃음이 난다.
공부의 뜻을 늦게나마 펼치겠다고 하셨을 때 내가 더 좋아했던 것 같다.
휴지장보다 얄팍한 마음은 씩씩하고 예쁘다는 말에 대차게 웃어본다.
한 줄 요약 : 인연이란 겹겹의 시간 속에 고스란히 간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