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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Nov 10. 2023

관계의 굴레

너대로 살아

무리 지어 가는 아이들, 천천히 살펴보니 딸 친구들이다.

서로 손을 잡고 어디론가 급히 가는 아이들을 따라 눈이 바삐 움직인다.

딸을 찾고 있지만 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분명 저 아이 중 몇 명은 딸과 친한 친구들인데 왜 딸은 없는 거지?

급하게 버스를 타고 시야에서 사라진 아이들, 혹시 딸이 저 친구들 무리에서 왕따당하는 건가?

요즘 부쩍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 같긴 했는데 무슨 일일까?

생각은 또 다른 생각에서 걱정 근심으로 번져 갔다.


왕따를 당하고 있으면 어쩌지? 왜 나한테 말을 안 했을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요즘 내가 무신경했어, 아이한테 관심을 가졌어야지... 스스로를 질책하며 뛰다시피 집으로 향했다.


"딸, 집에 있는 거야 딸"

"엄마 내 방에 있어"


혼자 뭐 하고 있었어? 혹시 OO랑 OO 안 만났어.

혹시라도 친구들끼리 만나서 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상처받을까 봐 친구들이 버스를

타고 어디 론다 갔다도 말하지 못했다.

"응 게네들 당산 다이소 갔어."

너는 왜 안 갔어?

" 빼빼로 만든다고 재료 사러 갔는데 난 안 만들 거니까"

그래도 같이 갈 수 있잖아?

"왜? 나는 관심 없는데 귀찮게 그냥 집에 있겠다고 했는데"

그래도 친구들 다 가는데 혼자 안 가면... 친구들이 서운해할 수도 있고...

"엄마, 상관없어, 난 아무렇지 않아"

"같이 안 간다고 서운해하는 친구 감정까지 내가 신경 쓸건 아니잖아"


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 아이한테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사회성이란 말이지... 어쩌고저쩌고 그럴 거면 침묵하자!!)



"딸, 주관적인 네 생각과 그 생각을 실천할 수 있는 네 용기에 감탄했다."

"지금 그 생각과 감정을 잘 이끌어 가길 바랄게."



너무 오래 한 회사에서 근무하다 보니 회사에서 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은 소멸해 버렸고, 나는 사라져 갔다.

아마도 그 이유는 타인의 시선과 타인의 평판에 두려워 숨어버린 나의 자아를 방치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없고 직장인 누구누구 책임만 남아 있었다.

관계의 밀접성이 긍정의 효과도 있지만 때론 스스로를 자멸시키는 요인이 되는 듯하다.


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맞다면 확신 있는 행동도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나도 확신 있는 행동을 시작할 수 있을까?



#라이트라이팅#라라크루#글 쓰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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