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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Nov 20. 2023

넋두리

내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많이 지쳐갔다. 사실 에너지가 넘치는 날도 그리 많지 않다. 애써 기운을 내보려 하지만 다운된 기분은 언제나 되돌림 표처럼 같은 자리를 고수한다. 열심히 브런치에 글을 쓰고 댓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읽고 느꼈던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작가의 의도를 잘못 해석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에 댓글 쓰는 건 지양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관심의 표현이고, 내 글을 읽어준 누군가가 나에게 자기 생각을 알려주는 글로 만난 친구들이 톡을 주고받는 것처럼 댓글은 '잘 읽고 갑니다' '잘 읽었으니, 다음에 또 만나요' 서로 인사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 생각을 드러내는 걸 싫어하지만 댓글을 쓰기 시작했다.

단조로운 나의 피드백, 글을 읽을 때 나의 감정은 분명 단조롭지 않았는데 내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장 능력이 없다 보니 나의 댓글은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 작가님들의 풍성한 글과 생생한 생각 전달이 부러웠다. 그렇다고 의무적으로 글을 읽고 댓글을 쓰는 건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와 글 읽는 걸 피하게 될까 봐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기로 했다. 같은 글을 읽더라고 그날의 감정과 처한 상황에 따라 공감과 느낌은 다를 거란 생각이 들었다.


글 쓰는 모임에서 글 벗님 한 분이 요즘 24시간 중에 3시간 정도는 "라라크루"에 지분이 있다는 글을 올리셨다. 나도 변해가고 있었다. 처음 시작은 아주 짧게 내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뭐라도 써야 한다는 생각에 숙제처럼 후다닥 급한 업무를 정해진 시간에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후다닥, 그러다 차츰 타인의 글을 읽는 시간이 늘었고, 표현의 다양성을 표현의 미학을 자연스러운 스토리 전개에 동화되면서 타인의 글에 내 생각을 살포시 얹기 시작했다.


나의 24시간 중에 꼭 읽어야 할 글은 시간을 내어 읽어야겠다는 다짐으로 한 달을 보내고 있다. 매일 시간에 쫓기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고 글을 읽으면서 나는 그저 시간에 끌려다니는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분주했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시간의 강박처럼 움직였던 나의 몸과 생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글쓰기는 나의 시간의 가치를 높여 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감정이 글로 표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라이트라이팅#라라크루#글 쓰는 친구들#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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