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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Nov 17. 2023

금요일의 문장

따로 또 같이 ( 23.11.17)

인간은 광장을 나서지 않고서는 살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인간은 밀실로 물러서지 않고서는 살지 못하는 동물이다. 사람들이 자기의 밀실로부터 광장으로 나오는 골목은 저마다 다르다. 광장에 이르는 골목은 무수히 많다. 그 가 밝아온 길은 그처럼 갖가지다.
어느 사람의 노정이 더 훌륭한가 라느니 하는 소리는 당치 않다. 어떤 경로로 광장에 이르렀건 그 경로는 문제 될 것이 없다. 다만 그 길을 얼마나 열심히 보고 얼마나 열심히 사랑했느냐에 있다.

최인훈  <서문>, <광장>


나의문장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작은 방 하나를 안고 산다. 들키고 쉽지 않은 어린아이의 마음을 숨겨두기도 하고 스스로 잊고 사는 꿈이 가득한 방에 자물쇠를 채워 아무에게도 알려 주려 하지 않는다. 씩씩하게 세상을 마주하고 당당하게 웃으며 어른처럼 행동하지만, 때론 밀실 같은 작은 방에 꼭꼭 숨어 버린다.

골목에서 비추는 작은 빗줄기가 작은 방에 가득하길 원한다. 누군가 나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원한다.

누군가 나와 같은 길을 바라봐 주길 희망한다. 누군가 내 어깨를 감싸주기를 누군가 내 어깨에 기대어 주기를 원한다. 작은 방에 채워진 자물쇠를 열고 광장으로 나가길 원한다. 그런 나를 두 팔 벌려 환영해 주기를...

나도 너의 마음을 너의 모습을 너의 생각을 두 팔 벌려 환영하마. 



#라라크루#금요일의 문장#밀실#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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