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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스락 Dec 08. 2023

금요일에 문장

23년 12월 8일 

고민은 필요한 것이지만 분명한 답도 없고, 답을 얻었다 한들 그 방향대로 일이 잘 돌아가지도 않는다. 만약 잘 돌아가더라도 꼭 좋은 선택이라는 법도 없다. 내가 한 선택이 당장은 맞는 것 같아도 세월이 흘러 잘못된 결과를 낳기도 하고, 잘못된 선택이라 생각했던 것이 나중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자기 자신을 괴롭힐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인생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통제가 안 된다. 자칫 허무주의로 흐를 수 있는 이 사실 앞에 나는 묘하게 위로를 받는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하완 지음



나의 문장


잡생각과 잡념의 끝자락에서 오늘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나처럼 살고 싶었다. 문득 나처럼에 '나'는 어떤 사람일까? 정의를 내려보기로 했다. 슬픔이 많은 아이 애써 씩씩하고 호탕하게 웃음 짓지만 나는 슬픔이 많은 아이였다. 눈이 슬퍼보인데요... (결혼 전 후배가 친오빠를 소개해 줬다) 후배는 자신의 오빠가 내가 눈이 너무 슬퍼 보여서 만남을 꺼린다고 했다. 왜, 눈이 슬퍼 보인다고 했을까? 진짜 슬퍼 보일까, 그냥 내가 맘에 안들었다고 하면 될 것을... 나는 참 유쾌한 사람이고 즐거운 사람인데, 작은 눈에 슬픔이 들어갈 만한 눈동자도 아니다. 이렇듯 아무것도 아닌 일에 의미부여을 하고 살다 보니 진짜 '나'는 없고 나인 척 살고 있는 내가 있었다. 너무 애쓰지 말자. 인생이 내가 고민하고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건 이제 다 알고 있지 않은가?

그렇담 이제부터는 눈이 슬퍼 보이건 삶이 슬퍼 보이건 그냥 '나'처럼 살아보자.


꾹꾹 눌러 담은 침묵의 소리를 한 음절씩 입 밖으로 끄집어 내면서 '나'처럼 진짜 내가 되어 살아 보자.

타인의 삶에 내 삶을 투영하며 찾아오는 상실감에서 그만 벗어나자.



* PS

그때 눈이 슬퍼 보여서 다행이야, 덕분에 지금 남편을 만나 사랑받고 살고 있잖아.




#라이트라이팅#라라크루#오늘의 문장#글 쓰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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