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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트료 Mar 11. 2016

여행지의 특별한 기억

여행지에서 놀이기구 타기

놀이기구와 나.

나는 놀이기구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처음으로 지금의 직업을 가지고 일이 손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을 때 내가 제일 먼저 한일은 놀이공원의 연간회원권 구매였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듯한 느낌이 들 때 방문하여 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기구를 타고 내려오면 상쾌한 기분으로 다음날 다시 출근할 수 있었다.

연간회원권의 힘이란 대단해서, 하루에 하나를 타고 퇴근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물론 귀차니즘이 이겨서 연속으로 가 본 적은 없다.     


(오늘도 중간중간 상태가 나쁜 사진이 많아요. 대만사진은 특히 더!)



미라마 대관람차


대만과 미라마 대관람차.

처음 가는 해외여행에서 나는 주도적인 역할이 아니었다. 아마 같이 가는 언니들이 꽤 고생하셨을 거라고 생각해서 지금도 미안하다. 그래도 나름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검색을 했을 때, 나왔던 것은 미라마 대 관람차였다.

대만의 야경을 발밑으로 볼 수 있다는 관람차에 대한 환상. 잠실에는 없는 대 관람차! 그중에서도 크리스털이라고 바닥까지 전부 투명한 관람차는 내 여행 환상에 가속도를 붙였다.

대만 여행의 마지막 날 같이 다니던 회사 언니는 힘들어했지만, 나는 꼭 이걸 타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언니를 숙소로 보냈다.

그때는 미라마 관람차를 못 타면 억울해서 집에 못 갈 거 같고, 언니는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고, 나는 꼭 타고 싶다는 마음 하나에 ‘그럼 혼자 다녀올게요!’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스린야시장은 첫날 가봤던 곳이니 무사히 도착, 정면에 보이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미라마’라고 적혀있는 버스가 보이길래 냉큼 탔다. 

어느 역에서 내려야 하는 지도 모르고, 그냥 대관람차가 보이길래 냉큼 내렸다. 혹시나 지나치면 되돌아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창밖을 열심히 쳐다보며 길을 외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대관람차를 타고 무사히 돌아오지 못했다면, 대만 경찰서를 울면서 찾아가야 했을지도 모르는 경험이다.

대만에서 통용되는 언어인 중국어(만다린)를 전혀 못하는 나는 미라마 대관람차를 타고 돌아오는 게 더 큰 걱정이었다.

모든 블로거들이 시린 야시장이 있는 젠탄 역에서 미라마로 가는 방법은 알려주는데, 미라마에서 다시 젠탄 역으로 되돌아오는걸 알려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버스를 내렸던 곳에 가봤자 다시 젠탄 역으로 갈 수 있는 건 아닌 거 같아서 다시 되돌아 걸어가야 하나 엄청 고민하다 관리인으로 보이는 분께 길을 물어봤다. 그분은 길은 알려주고 싶은데, 영어를 못해 난감해하시다가 주변에서 놀고 있던 대학생들에게 길을 알려주시면서 영어로 설명해 주라고 말하시는 듯했다.

결국 길은 관리인님의 설명을 대학생(추정)이 영어로 말해줘 무사히 숙소로 돌아왔다.     


그 지역에서만 탈 수 있는 놀이기구라는 것은 그것을 타기 위해 검색을 하고 거기에 필요한 현지어가 뭔지 미리 노트에 적어가는 과정과 거기서 사람들이랑 대화를 해보는 것이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5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탄 에스컬레이터와 스타벅스 사이의 길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꺽어서 갑니다.  

그럼 나오는 정거장 앞에 의자가 있는데, 그곳이 젠탄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는 위치입니다.

셔틀버스는 무료입니다. 


내가 탈 크리스탈차! 가운데 샌들은 대만에서 구입한 샌들로 그 해 여름 잘 신고 다녔다. 오른쪽 사진은 바닥이 투명해서 구조물이 보이는게 재밌어서 찍은 사진이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대만야경 파노라마

 


일본과 디즈니씨

사실 나의 일본 여행은 즉흥적이었다. 그 해는 내가 첫 해외여행을 가본 해 이기도 했으며, 두 번이나 해외여행을 가본 해 이기도하다. 원래는 오사카를 갈까 했는데, 이미 마감된 비행기와 호텔 앞에서 도쿄로 방향을 틀었다. 일행이었던 언니는 오사카를 더 가고 싶어 했으니 실망감이 더 많이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해외를 또 간다는 흥미로움이 더 컸다.

디즈니랜드를 가기로 했을 때는 랜드는 다른 나라에도 있으니 씨를 가자고 구슬려 씨로 향했다. 지난번 글에서도 말했지만, 놀이공원을 좋아하는 나는 디즈니 씨는 천국과도 같은 곳 이였다. 놀이기구 하나를 타더라도 충분한 배경 이야기를 설명해 줬는데, 그게 정말 재밌었다.

물론 나는 일본어는 전혀 못하지만 한국어도 제대로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어린이 만화를 보며 이해하는 느낌이랄까? 스탭들의 말투 표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스텝들은 그렇게나 호응을 안 해주는 일본 사람들 틈에서 정말 정말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주변 반응이 너무 없어서 나와 언니는 스텝이 너무 불쌍해서 손뼉 쳐주며 호응해주었다. 물론 작게. 내가 호응을 해줘도 되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반응이 없었다.

토이스토리와 연관된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대기를 할 때는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캐릭터들로 꾸며진 곳에서 대리를 하고, 미스터리한 내역을 가지고 있는 놀이기구를 탈 때는 방을 이동해가며(이 점이 정말 놀라웠다!) 배경 스토리를 전부 듣다가 놀이기구를 타는 것이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도 않고, 놀이기구를 탄다는 느낌보다는 디즈니 씨를 전부 즐기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해주었다.     

안에 정말 잘 꾸며져 있는 놀이기구

파일관리에 실패해서 원본을 찾을수가 없는 비운의 일본사진들이네요 이것과 미트파이는 꼭 드셔보세요! 맛있어요.





사진은 지난번에 사용했던 사진이지만,  보정은 새로했습니다!


프랑스와 회전목마.

에펠탑을 더 멀리서 보기 위해 첫 번째로 향했던 곳은 샤오 궁이었다. 숙소에서 에펠탑으로 갈 때 샤오 궁 쪽이 더 위니까 잘 보이겠지 싶어서 갔다. 센강을 건너려고 하는데 다리 저편에서 보였던 회전목마. 알록달록한 회전목마 주변에는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들이 보였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보러 간 에펠탑이었기 때문에 나중에 탈 기회가 있으면 타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지나쳤다.

그 이후에 옹플레흐에서 회전목마를 봤다. 배들이 그림처럼 있는 곳에서 회전목마를 탔을 때의 두근거림은 대만에서 대관람차를 타기 전과 같았다.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그 회전목마가 어쩜 그리 좋았는지 티켓은 돌려주었지만 가능하다면 기념으로 가지고 오고 싶었을 정도였다.     

회전목마티켓
파리의 회전목마




하롱베이에서 본 대관람차.


놀이기구를 타는 마음.

처음부터 특별한 여행지의 기억을 만들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놀이기구를 탔던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놀이기구를 탈 기회가 몇 번 있었다. 앞으로 하는 모든 여행에서 놀이기구를 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지는 않지만,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탑승하고 있을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그저 멀리 있는 대관람차를 눈으로 봤을 뿐이었다.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니, 다음에 다시 한번 하롱베이를 방문했을 때, 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한번 두 번이 쌓여 모아서 보니 여행지마다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억이 있어 좋다. 물론 여행의 기념은 이것 말고도 많겠지만 나를 어린아이로 만들어준 이 기억들이 소중하다.  






             



브런치북 프로젝트. 이번달안에 10개 포스팅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다른 때 보다 글을 쓸때는 손이 느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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