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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트료 Mar 11. 2016

혼자 여행한다는 것은

아직 한 번밖에 안 해봤지만, 앞으로 또 할 여행

유럽, 혼자 가도 되지 않을까?

아마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짧은 여행기가 될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혼자 하는 여행은 파리-뮌헨 일정이 처음이자 지금까지는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일행이 있다면 누구보다도 더 불도저 같이 행동으로 옮기지만, 혼자서는 잘 못하는 편이다.  첫 일본 여행도 그랬다, 회사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오사카에 가고 싶다는 언니의 말에 바로 도쿄 여행을 예약했다. 일행이 있다면 불도저같이 밀어붙이지만 혼자 해야 할 때는 차일피일 미룬다. 혼자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매번 여행 갈 거라고 말로는 했지만, 정말로 내가 표를 예매할지는 몰랐다. 앞으로 내가 여행 갈 날이 얼마나 남았을지 생각해보다 '유럽, 혼자 가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충동적으로 결정한 여행 이였다. 



    


진짜 도착했구나, 나 여기에 혼자 있어.

파리는 도착을 해서도 내가 정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드골공항에서 파리 시내로 가는 긴 기차 안에서 생판 처음 보는 외국인이 혼자 여행 왔냐, 숙소가 어디나, 나는 숙소가 어디다. 말을 걸 때에도 귀찮긴 했지만, 내가 진짜 외국에 혼자 왔구나 하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아직도 나는 그 외국인이 말한 코 스패니쉬-정확히 그렇게 말했다-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다.)   

  

샤오 궁에서 에펠탑을 보는 순간 아 정말 도착했구나 사진이랑 정말 똑같은걸?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에펠탑이 주는 의미?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파리에는 그렇게 큰 로망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펠탑을 보자마자, 정말 내가 여기에 와 있구나.라는 생각에 왈칵 눈물이라도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한국이 아닌 한국과 가깝지 않은 다른 나라에 그것도 홀로 서있다는 것. 

그 감정이 나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눈으로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그 감정들을 꾹꾹 눌러 담았다.


왜 그 순간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는 아직 내가 설명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느낌이 있다. 그때의 그것들을 전부다 글로 옮기기에는 아직 내가 어린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 느꼈던 감정은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라면 한 번쯤은 느껴보라고 하고 싶다. 그때의 감정은 '나를 찾기 위해 여행해요.'와는 전혀 다르다. -나는 여행을 통해서 '또 다른 나'를 만나고, 인간적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하고 성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두 달의 여행으로 성숙하고 성장할 '자아'라면 2n년동안 자라고 지낸 한국에서는 왜 성숙하고 성장하지 않았을까.- 그때 나는 '민낯'의 나를 만난 것이 아니다. 내가 그동안 만났던 '나'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해방감'을 맞이한 느낌? 좀 더 '자유로운 나'를 만났다고 생각한다.

내가 탈 비행기
친구는 잔다르크?라고 했다 알고보니 굉장히 유명한 다리. 인셉션에 나오는 다리라고 했다.
안개같은 비가 내리는데 분수대가 가동되고 있었다.
뿌연 에펠탑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은 사진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때 그 장소에 있었을때만 느낄수 있는 감정이였다.
불어를 알았다면, 보러갔을 공연을 파리여행 내내 광고하고 있었다.






내가 혼자 여행을 추천하는 이유

아는 사람들과 같이 여행을 할 때 보다 혼자의 여행을 자주 추천한다.

물론 마음이 맞는 사람과 같이 즐겁게 여행을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타인과 여행을 가서 싸우는 편은 아니다. 즐기러 가는 여행이니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최대한 상대방의 요구에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 재미는 있지만 스트레스도 그만큼 많았다. 

그래서 혼자 다닌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길을 걷다 잠시 멈춰 서서 햇살이나 바람을 느끼고, 일부러 길을 잃어 골목 사이를 탐험하며 아이들이 뛰는 것을 구경했을 때의 느낌이 한국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하며 길을 걸을 때보다 더 자유로웠다.

공원 입구에서 산 샌드위치를 전날 미리 봐 두었던 공원의 의자에 앉아 먹을 때의 평화로움.

기차 안에서 같은 처지의 파리 여자아이와 함께 대화하고, 관광객에게 서빙을 하다 여행을 떠난다는 독일 여자분과의 대화는 그녀의 홀가분함과 유쾌함이 나에게 까지 전달되어져서 좋았다.

물론 나는 굉장히 운이 좋은 여행객이었다. 1유로 하나 잃어버리거나 소매치기당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마 다음 여행에서까지 운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혼자 여행하며 느낄 수 있었던 그 여유로움과 즐거움이 다음에도 또 혼자 여행을 가야지 하고 마음먹게 만들었다.     








수요일에 올리려고 했던 글인데 조금 늦어졌네요. 오늘은 2개입니다. 짧은 글과 긴글을 순서대로 업데이트 할 예정이에요.  여행도중 만난 나에는 파리-뮌헨 여행때의 비중이 많을 예정이에요. 혼자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잘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느끼고 있는데 벌써부터 어렵네요. 말로는 정말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계속해서 떠들 수 있는데, 글로 쓰려니 이야기가 너무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와 하나의 주제로 정리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요. 그래도 꼭 10개 다채워서 브런치북 프로젝트02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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