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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맫차 Jan 10. 2021

그러니까 곧 뜰 노래_2020 연말정산

이천이십일년 일월 둘째 주, 열다섯 번째 트랙

연말정산은 원래

진짜 연말 지나고 하는 거니까-

2021년에 해도 늦은 거 아닙니다라고 변명해 보는 2020 연말 정산.




1. HONNE - no song without you (london session) 

https://www.youtube.com/watch?v=5VwxjV7aQ-o

오피셜 뮤직비디오는 

따뜻한 색감으로 귀여운 애니메이션이라면,

링크 속 런던 세션 영상은 피아노 반주와 보컬의 단순한 편성이다.


사실 혼네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신기하게도 요즘 일을 할 때나

운전할 때도 음악이 비는 순간이 오면

이 노래의 코러스 부분을 흥얼거리고 있다.


심지어 작년에 많이 듣지도 않은 곡인데 말이다.

좋은 곡은 편한 멜로디에 잊혀지지 않는 가사

그런 게 가볍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대중적이라는 프레임)

혼네의 노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좋아하는 노래가 되었다.




2. Radiohead - There, There 

https://youtu.be/N19sz20EYpw

아주 오래전 라디오헤드의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나는 너무 기괴하고, 어둡고

뮤직비디오도 그러하다고 생각하고 많이 듣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첨부한 링크의 라이브는 너모나 멋짐)


그런데 작년에 아차산 중턱에 몰래 자리 잡고 있는 테니스장에

테니스를 치러 가면서

랜덤 플레이로 이 노래가 나왔는데 너무 좋은 거다.

서울 도심 치고 엄청 컴컴한 동네 산길을 달리면서

더더 볼륨을 크게 틀었다.


그 뒤로 아차산에 테니스 치러 갈 때 매번 듣는 곡.

괜히 모르게 묘한 아드레날린이 노래와 함께 터져 나온다.




3. 이루리 - 환상 (BAANJIHA LIVE)

https://www.youtube.com/watch?v=atDMF4Cwoyk

우선 2020년 연초부터 나왔던 헤라 광고가 너무 좋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m5TsFlwakNg)

2018년의 윤지영까진 아니었지만,

올해 새롭게 들었던 아티스트 중에 이루리의 노래들이 많았고

여전히 많이 듣고 있는 중이다-


신보가 기다려진다.




4. 장기하와 얼굴들 (Kiha & The Faces) _ 별거 아니라고 (Nothing After All)

https://www.youtube.com/watch?v=li2Qj3QDTjM

장기하와 얼굴들의 mono 앨범을 2년 조금 넘게 계속 듣고 있다.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앨범이다.

(웃기지만 처음 들었을 때 제일 별로였다.)


이 노래는 mono 앨범의 마지막 곡이다.

이 앨범을 끝으로 장기하와 얼굴들은 해체했다.

그리고 그들은 락스타로 영원히 남게 되었다.


아름다웠던 사람아 그리운 나의 계절아
이 노래가 들린다면 한 번 더 내게 말해줄래
조그마한 약속마저 이제는 두려운 내게
뭐든지 두려워할 건 없다고 알고 보면 다 별거 아니라고

알고 보면 다 별거 아니라고 

장기하와 얼굴들 (Kiha & The Faces), 별거 아니라고 (Nothing After All) 중에서






마샬 스피커를 사고 나서부턴

집에서도 음악을 꽤 많이 듣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느끼는 건 

나의 음악 취향이 2005년에서 2012년 정도에 계속 멈춰있다는 사실이다.

그땐 시간도 많았고,

그 시간을 온전히 음악을 듣고 아티스트를 찾아보고

또 음악을 듣고

어설프게 밴드 흉내도 내보고 했던 시간인 거 같은데..


어느 순간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거나

찾아 듣더라도 그 음악이 너무 좋아서, 오래오래 듣거나 하는 일들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어떤 책인가 라디오에서 

새로 나오는 음악보다 옛날 노래들을 듣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 될 때

그리고 더 이상 신곡들을 듣지 않을 때,

정말 나이가 든 거라고 했는데-

진짜 나이가 든 것일까..?

(아니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거겠지)



나는 아직 좋은 음악들을 매번 더 듣고 싶은데,

정말 그런데..

항상 골라 듣게 되는 건 예전에 좋아했던 음악들이다.


2020년 연말정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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