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영의 브랜딩 법칙'과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를 읽고
한 일 년 전쯤부터인가 생긴 독서 버릇 중에 하나가
비슷한 분야의 책을 동시에 매치업 해서 읽는 일이다.
예를 들어
'그로잉업'과 '사업을 한다는 것'을 같이 읽거나
(https://brunch.co.kr/@mattcha/80)
'규칙없음'과 '디즈니만이 하는 것'을 같이 읽는 것처럼,
그리고 또 매거진 B의 'Home 단행본'과 어반라이크의 'Working from home' 을 같이 읽는 일이다.
비슷한 주제나 산업군을 다룬 책들을 이렇게 동시에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한쪽의 경영자나 기업, 브랜드에 대해 자연스럽게 호감을 가지게 되지만,
결국 두 권을 다 읽고 나서는 묘하게 양쪽 다 장단점이 보이면서
그렇다면 "나는?" "내가 속한 조직은?"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F&B 업계에서 너무나 유명한 노희영 컨설턴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쓴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과
몇 년 전부터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더니 이젠 전국구로, 가게 하나가 아닌 더 다양한 식품 사업으로 발전할 고기리 막국수 집의 이야기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두 권의 책도 그렇게 매치업 해서 읽기에 너무 좋은 책들이었다.
한 사람의 꿈과 야망 그것을 이루어 내는 조금은 소설 같은 이야기들,
꼰대 같을 수 있지만 그 길을 증명하고 지금도 증명하고 있는 업의 선배로서의 노희영의 조언 하나하나들은
말 그대로 노희영 왕국에 대해 리스펙을 표하게 만들고,
가족이 경영하는 음식점으로부터 시작해 손님이 경험하는 가게에서의 모든 경험들을 가족적인 관점으로 진심과 함께 전달하는 고기리 막국수 집 이야기는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들기름 막국수의 그 맛보다 더 담백하고 알짜배기다.
무언가를 처음처럼 꾸준히 그리고 앞으로도, 누구보다 잘해나갈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이렇게 흥미진진하다. 결코 늙거나 지친 기색이라곤 없다.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p.37
당신 같으면 이걸 일주일에 몇 번이나 먹을 것 같아요?
본인도 본인 가족도 자주 먹을 것 같은 음식을 개발해야 그것이 신메뉴인 것이다. 무턱대고 새로운 것이 신메뉴, 신제품일 것이란 망상을 버려야 한다.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p.85
잘되는 집엔 반드시 이유가 있다. 만약 맛이 없는데도 사람들이 줄을 선다면 인테리어, 플레이팅, 특별한 메뉴 등 맛을 능가하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이다. 예민한 관찰력과 호기심으로 그것을 찾아야 한다.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p.66
조도와 온도도 섬세하게 조절했습니다. 자연광과 조화를 이루는 조명은 통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즐길 수 있게 하지요. 한여름에는 실내 공기를 시원하게 하더라도 바닥은 따스하게 하여 한기를 느끼지 않게 합니다.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p.193
브랜드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해야 할 것(to do)과 하지 말아야 할 것(not to do)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소비자의 선택도 받을 수 있다. 이것이 '브랜드다움'이다.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p.24
오늘의 고기리 막국수는 하루하루 먹고살기 위해서 시도했던 노력에 손님의 이야기가 더해진 총합일 뿐입니다. 특히 손님의 행동과 말씀에 관심을 기울이고, 마음의 소리까지 듣고자 손님 간의 대화도 - 되도록 멀리서, 때로는 가까이서, 심지어 엿듣기도 하면서 - 놓치지 않으려 했습니다. 거기에 손님이 식당에 오셔서 음식을 맛보고 식당에 대한 어떤 정서와 의미를 담아가시는지도 세심하게 살피고자 했습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손님에게 사랑받기 위해서였습니다.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p.199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쌓아온 것조차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만 남기고 본질이 아닌 것들은 과감하게 쳐내면 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리뉴얼의 기본이다.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p.191
한편 대기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로 재방문율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방문율이 올라가면 그즈음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부분을 찾아 더욱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반대로 재방문율이 조금 내려가면 그 수치에 연연하는 게 아니라, 손님이 덜 찾아오시게 된 이유에 주목했지요. 이를 위해 해당 기간의 후기를 모아 손님들을 불편하게 했던 점이 무엇인지 찾고 이를 개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p.310
사실 콘텐츠 산업은 그 누구의 제약도 받으면 안 된다. 정치 성향, 오너 성향까지 눈치를 살펴야 한다면, 그 상상력은 제한되고 문화는 정체된다. 진짜 말도 안 되는 것까지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창의적인 작품들이 나오는 법이다.
'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p.244
기억을 더듬으면, 어릴 적 엄마는 봄이 되면 꼭 냉이된장국에 달래 무침을 상에 올리셨습니다. 그러고는 "지금이 제철이야"라고 말씀하셨지요. 누군가 옆에서 조곤조곤 얘기해주면 같은 음식이라도 더 맛있게 느껴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음식의 맛을 한순간에 달라지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맛있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
어서 청담동 평양일미를 가봐야지 가봐야지
갑자기 막국수가 먹고 싶을 땐 급휴가내고 고기리로 차를 달려야지
라고만
여전히
혼자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