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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맫차 Oct 21. 2017

터우탸오에서의 일주일

조직에서 완벽한 소수자가 되어버렸다..!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회사 근처 호텔에 체크인 한 후 오후 4시쯤 되어서야 터우탸오에 들를 수 있었습니다.

(이때만에도 들르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엄청난 압박감과 현실을 마주하는 반나절의 시작이였죠)


터우탸오의 베이징 내 세개의 사무실 중 하나,  내가 한동안 외노자로 일 해야하는 곳


터우탸오 사무실로 가는 길에 텐센트(V.QQ.COM)도 있어서 기웃기웃 하기도 했습니다.

호텔 가까이에 있는 터우탸오의 건물은 오랜만에 다시 보아도 조금은 위압감이 들더군요.

(강남파이낸스센터x2의 느낌적인 느낌)


사무실에 도착하니 일요일인데 모두들 열심히 일하고 있는게 조금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아, 나도 이제 일요일날 일하겠구나.. 망"


이런 느낌이 아니라


"아니 여기 사람들은 왜 일요일인데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일을 하고 있지..!
이게 말이 되는건가!" 


그런 환상 속의 느낌이더군요.


제 팀의 보스와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는 아니였고

앞으로 기대하는 것들에 대해 서서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다른 글로벌 팀 그리고 한국 팀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반나절이 슉- 갔습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7시쯤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이런 저런 식사자리의 평범한 이야기와 함께 서로의 나이를 물어보고 맞춰보라고 말하는..

이 너무나 한국적인 풍경

(새터에 아무것도 모르고 간 신입생 마냥 중국에서도 쉽지 않은 사회생활...ㅋ

제가 나이를 다 틀려버려서 한국+일본팀이 단합하는 계기가 되어버렸죠)

 

팀원들 모두 정말 생각보다 젊었고

다들 일요일에 일하는 사실에 힘들어 했지만 열심히 집중해서 하더군요.


터우탸오는 격주 일요일마다 전혀 일요일같지 않은 일요일 근무를 한다고 합니다.

(거의 모두 정상 출퇴근)

이제 저에게도 월요병같은 건 없는거죠.

하하하핳


그 이후의 5일은 정말 순삭-이였습니다.

보통 호텔에 저녁 11시쯤이 되어서야 들어갔고,

짧은 시간 팀원들과 최대한 많이 이야기 하고 듣고,

지금까지 그들의 노력과 업무의 과정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대체로 항상 쉽지 않았고 좌절의 순간들이 많았지만,

여전히 긴장되고 흥분되는 시간들입니다.


말도 안되는 한국어로 되어 있던 기존의 회사 크레덴셜과 저희 팀 제품의 크레덴셜을

정상적인 한국어 버전으로 하나하나 업데이트 하면서


이토록 어떤 면에선 허술한 것 같으면서도, 이처럼 많은 부분에서 엄청나질 수 있다는 사실에


묘한 기분이 들었던

터우탸오에서의 일주일이였습니다.



a. 몇 안되는 중국 친구에게 터우탸오에 대한 질문을 했을때,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라는 말과 함께 '복지가 좋다'라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사실 복지라는게 한국에서도 개인차별로 너무 애매하고 중국의 복지는 무엇일까 감이 오지 않았는데.

중국에서의 '복지가 좋다'라는 느낌은 한국 큰 IT기업들이 대부분 제공하고 있는 것들과 유사합니다.


터우타오의 경우 4개의 구내식당(제가 일하는 건물에서만),

체육시설, 무료 커피, 오후 간식, 회사 근처 거주시 주거생활비 지원 등이 있다고

팀원들과 이야기 했는데요.

세상 어디의 구내식당에 가도 똑같은 점심풍경, 이런 구내식당이 4군데 있다.

중국이란 쓸데없는 고정관념의 키워드를 지우더라도

이 정도면 일만 할 수 있게 집중(이라쓰고 사육이라 읽는다)된 환경을 충실히 제공하는 느낌이였습니다.


b. 팀원들이 다들 어렸습니다.

정말 어려도 너무 어려서 대학교로 다시 돌아온 기분이였고

결국 제가 나이가 제일 많은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중국에서도 아재라이즈, 신고식은 나이 다 틀리게 맞추기 ㅠㅠ)


c. 저도 아직 정확한 터우탸오의 임직원 수는 모르지만(기사를 보면 대략 5000~7000명 규모)

나름 꽤 큰 규모에도 중국인이 아닌 외국인 직원은 채 10명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국인 직원은 저 포함 2명입니다.

좋은 기회에는 그만큼 움츠러듬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조직에서 완벽한 소수자가 되어버렸습니다.


d. 어색한 일요일의 첫번째 퇴근길, 정말 신기하게도 터우탸오의 CEO 장이밍을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팀원들에게 맥주를 사야하니 회사 근처에 편의점이 어디있냐고 열심히 묻느라 전 말을 걸 타이밍은 놓쳤지만, 중국어가 아닌 왠 이상한 말이 들리네라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기분이 이상하더군요.

며칠전만해도 블룸버그 기사로만 보던 사람이 똑같은 패션 스타일로 제 앞을 지나간다는게-

그는 로비에 대기하고 있던 테슬라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다음엔 절대적 소수자의 막무가내 자신감으로 한번 말이라도 붙여볼 생각입니다.


e. 지난 일주일간 빠짐없이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었더니, 김치 생각이 간절...! 물론 돈도 일주일 동안 200위안도 쓰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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