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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맫차 Dec 11. 2017

일요일 근무의 단상

터우탸오는 격주 일요일마다 일을 합니다.

12월 10일 일요일,

오늘은 출근하는 날입니다.


자영업자분들이나 스타트업에 다니시는 분들에겐  크게 이상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사실 직장인들에게 일요일 근무는 쉽게 상상하긴 어려운 일이죠.


베이징에 와서 처음 터우탸오에 오고, 팀원들과 인사했던 날도 일요일이었는데 모두 아무렇지 않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꽤 놀랐습니다.


그런 생활에 저도 이제 조금 적응되었는지,

일요일 근무를 나름대로 잘 활용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일요일 날 일하는 것에 대해

한번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1. 지나간 업무를 되새김질해본다,

정말로 온전히-


저의 업무는 대부분 한국시장에 포커싱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저희 회사, 팀이 처한 특성상

주중에는 계속 변화하는 타이밍에 따라

콘텐츠를 릴리즈하고, 파트너사들과 조율해야 하는 일들이 산더미인데요. 실제로 국제전화로 전화기만 30분 넘게 붙잡고 있는 일이 하루에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불행하게도,

어떤 주는 내내 일을 쳐내기 정신없고

거의 멍한 상태로 저녁 늦게 퇴근하기도 하죠.


오히려 이런 전쟁같은 주중 시간을 보내고 나서의,

일요일 근무는 재학습의 시간으로

아주 잘 활용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일요일은, 파트너사와 연락할 필요도 적고, 새로운 이슈들이 크게 발생되지도 않으니까요.


주중에는 마치 운동선수처럼

무의식적으로 대처하고 일을 진행한다면

(무언가 슬픈 상황이지만, 모든 업무를 정한 데드라인까지 처리하기 위해선 그러한 방식도 때때로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일요일엔 계약서도 다시 한번 보고,

어떤 파트너사가 가장 저희 프러덕트에 맞는지

생각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최근 아주 큰 모니터를 신청했다..! 뭔가 날 지켜주는 것 같아. 하아-

이렇게 회사에서의 일요일이라는 시간은

남들이 일하지 않을 때 일함으로써

업무적인 안정감을 느끼는 미묘한 순간입니다.


2. 다가올 업무들을 상상한다,

매번 반복되는 업무더라도-


지나간 업무를

정말로 완전히 되새김질해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다가올 한 주를 떠올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정신없겠구나..!"

"또다시 지옥이다."

"엄청나게 쪼이겠군..."


설사 이런 키워드들이

반복되더라도 전 미리 상상하는 편이 훨씬 나았습니다.

어차피 스트레스는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스트레스들을 어느 정도는 분할해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읭? 이게 말이여..? 방구여?

결코 스트레스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마치,

일시불 결제가 아닌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3. 결국 돈도 더 주니까...

하핳


한국에서는 워라벨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한 사회 현상이 될 정도로

일과 개인생활, 회사와 나를

어떻게 하면 더 균형 있게 분배해서

행복한 삶을 추구할 것인가..?가 꽤 중요한 문제죠.


사실 길진 않지만 이전에 경험한 창업의 기간 동안에도 이 부분은 참 중요하게 생각해볼 문제였습니다.


모두에게 정답은 없지만,

각자의 해답을 찾아야 하는 그런 문제 말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한국의 80-90년대 같기도 합니다.


여기 있는 동료들에게

"일요일 날 일하는 거 괜찮아?

아무리 돈을 준다고 하더라도 말야.

만약 선택할 수 있으면 어떻게 할 거야?"

라고 물어보았을 때,


저희 한국팀 전원은

"힘들긴 너무 힘들지만, 일할래"라고 대답했습니다.


결국 일 하겠다는 거죠.

이들에게 일요일 근무는 선택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아직 다들 너무나 젊고,

베이징이라는 중국의 가장 큰 도시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IT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자부심


그리고

일요일엔 평일 근무의 두배의 페이를 주는 점.

그렇게 우린 일요일날 다같이 회의를 했다고 한다...

저희 팀에는 단 한 명도 실제로 베이징에서 자라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친구가 없습니다.


모두 베이징 라이프가 타지 생활인 거죠.


살인적인 베이징의 렌트비용을 볼 때,

아무리 룸메이트와 같이 산다고 하더라도

두배의 페이를 주는 메리트를 쉽게 거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회사를 나옴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밥 값도요.

(심지어 중국 직원들은 토요일 당직도 있어서..

일요일 근무 주에 당직이 걸렸다 싶으면!

12일을 연속 근무하는 신세계를 경험한다고..)


+

추가적으로

저처럼 특별히 주말에도 할 것 없는 외노자에겐,

게으름이라는 적을 해치워주기도 하는 일요일 근무입니다.

(토요일인 어제는 정말 오후 4시까지 침대에서 꼼짝하지 않았거든요.)


아마 꼭 일요일이란 시간을 따로 내지 않더라도,

위 첫번째와 두번째의

업무 프로세스 & 마인드 컨트롤은

직장 생활에서 대부분 하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참 이게-

일요일처럼, 특별한 시간을 내지 않으면,

일이 깔끔하게 넘어가지 못하고

쌓이고 쌓여서 중요한 부분을 놓쳐버린 적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주말에 사적인 일에 치이는 에너지 소비도

만만치 않게 영향을 많이 주기도 하고요.)


집에 가면 뭐하나 잠만 자고 다시 회사인걸... 또르르


이 글을 쓰면서도 사실

다가올 일요일 근무를 생각하면

끔찍하기도 합니다.


다만,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 하기 싫어도

막상 하고나면 뿌듯하고 멋졌던 기억들

다들 하나씩 그리고 한번쯤 있으니까요-


일요일 근무는 이제 저에게도 그런 존재입니다.

#포기하면편하다 #어차피주말에도할게없는게팩트




a. 평소 업무에는 Tarte라는 To-do 앱을 사용합니다. 아주 간편하고 직관적으로 To - do를 정리할 수 있어 유용한 것 같아요.


보통

자기 전 침대에서 -
내일 할 일들을 리스트 업

출근길 지하철에서 -
쌓여있는 리스트를 Tart의 시간대별로 배치
('오늘의 할 일' 기능 활용)

하루 종일 -
리스트 업 된 To-do를 해결

퇴근길 디디 안에서 -
아직 많이 쌓인 To-do를 보고 좌절

다시 자기 전 침대에서 -
다시 리스트 업 반복

이러한 패턴으로 쓰고 있습니다.

To- do 앱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Trello 같은 게 훨씬 큰 그림을 보기엔 유용하죠..)

요즘처럼 쏟아지는 업무를 처리하려면

도저히 쓰지 않고는 못 배기겠더군요.


Tarte는 네이버 안의 Incubation Studio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래 링크에서 Tarte 개발과정에 대한 흥미로운 글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9835117&memberNo=38849260



b. 또한 최근 소식통에 따르면 이렇다고...

https://www.theinformation.com/chinas-toutiao-seeks-30-billion-valuation-in-latest-fundraising?shared=12b202

11월 발표된 찐르터우탸오의 DAU는 1.2억 명

기사에 언급된 금액 정도로 펀딩이 마무리된다면 전 세계 스타트업 Top 5 안에 드는 밸류에이션

(우버 - 디디추싱 - 샤오미 - 메이튀안 & 터우탸오 & 에어비앤비 순서)

역시나 Top 5 안에 중국 기업이 무려 3개입니다..!


c.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새로운 층에 가서 여기저기 둘러보는 걸 즐깁니다.

으엌 여기 어디지...

(걸리면 혼날지도)


#일요일근무끝!

#다음주도죽었다 #외노자의삶




d.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8&aid=0003987840

#신세계내마음속에저장

4주로 치면 신세계는 인당 140시간을 일할때

중국 IT회사는 최소 220-250시간 정도를 일할듯-

효율이 절대적 양을 이길 수 없는 한계 지점도 분명히 있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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